19일 오후 10시 25분에 방송되는 KBS2 TV '다큐3일'에서는 저물어 가는 인생의 끝자락에 선 노인들이 모여 사는 황혼의 집, 노인요양원에서의 3일을 담았다.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ㅊ'요양원. 이곳에는 중풍과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 있는 185명의 어르신들이 살고 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가 힘든 상태라 전문요양 보호사가 24시간 요양 및 재활치료를 돕고 있다.
한 할머니가 방금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가져가자마자 호통을 친다. 다른 할아버지는 식사를 마치고 아이처럼 양칫물을 빨아먹는다. 고향에 가야한다며 경운기를 갖다 달라고 하는 할아버지도 있다. 요양원 어르신 10명 중 9명은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병이 진행될수록 과거의 일도 잊어버리는 치매 증상을 갖고 있다.
박정임 할머니는 가끔 요양보호사가 화장을 해 드릴 때면 '눈썹이 너무 하얗다, 입술 색이 너무 붉다'라며 요구 사항이 많다. 곱게 화장을 마치면 손톱까지 발라 달라고 한다. 올해 81세로 치매가 있지만 여자로서의 자존심만은 꼿꼿하다. 요양원에서 가장 신명이 뛰어난 할머니는 창과 춤에도 뛰어나다. 젊은 시절 화가가 꿈이었던 유제흥(83) 할아버지는 꿈을 접고 극장 간판 그리는 일로 생계를 이어갔다. 치매 때문에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도화지를 펼치면 고향 마을과 꼭 같은 그림을 그려낸다. 이처럼 요양원이라는 새로운 삶의 공간에서 노년을 보내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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