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수필가 김외남(65·여) 씨가 이달 11일 생애 첫 작품집 '회상의 메아리(북랜드)'를 출간했다.
2008년 '문학미디어' 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김 수필가는 대구교대 '달구벌수필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바쁜 일상 중에도 틈틈이 글을 쓰며 학창시절 이루지 못한 문학소녀의 꿈을 회갑을 넘긴 나이에 이루게 된 셈이다.
김 수필가는 그동안 쓰고 다듬은 50여 편을 한 권의 수필집에 담기까지 울고 웃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해방둥이인 그녀는 6·25를 겪었고 4·19와 5·16 등 우리 현대사의 격랑과 애환을 몸소 겪은 세대다. 수필집 '회상의 메아리'는 한 개인의 자전적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격랑의 세월을 거쳤던 우리 시대의 여성과 어머니들의 애잔한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품 중에는 '또 딸이다' '딸딸이들'처럼 어른들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서 소외받았던 딸의 입장을 대변하는 작품들도 몇 편 들어있다.
"전쟁 후에 먹을 것조차 변변치 않던 시절, 글을 쓴다는 것은 꿈조차 꾸기 어려웠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 나서도 자식들 뒷바라지에 집안 살림을 꾸려가느라 글 쓸 틈이 없었다. 다행히 자녀들이 독립을 하고 늦은 나이에 연필을 들었지만 식을 줄 모르는 열정만큼 글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그녀의 작품 속에는 제목처럼 어린 시절의 회상들이 알알이 녹아 있다.
그의 수필 '놋그릇 닦다'에서는 글을 쓰면서 느끼는 감정을 어린 시절, 명절을 앞두고 엄마·언니와 함께 놋그릇을 닦던 일에 견주어 표현하고 있다. "푸르뎅뎅하게 녹슨 그릇은 닦을 때는 힘이 들어도 그날 저녁 반짝반짝 빛을 내는 아버지의 밥상을 보면 설거지마저 신이 난다"는 그녀는 지금의 글쓰기도 어린 시절의 놋그릇을 닦는 마음으로 쓰고 있다고 했다.
"그 시절, 놋그릇 닦던 손아귀의 힘으로 내 삶의 바퀴가 굴러갈 동안 수필이라는 그릇을 닦고 광을 내고 싶다"는 작가는 현재 달구벌수필문학회 동인이며 대구수필가협회, 화요수필, 수필목향의 회원으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글·사진 이명준 시민기자 lmj3363@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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