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로·車유리 얼어붙어 소독약 살포 중단

동해안 방역 못해 비상

"한파까지 겹쳐 구제역 차량 방역 작업은 대부분 올스톱된 상태입니다."

안동에서 촉발된 구제역이 경북과 수도권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에 나선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 동해안지역 공무원들이 때마침 몰아친 한파로 곳곳에서 운행차량 방역을 중단한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추위가 맹위를 떨친 16일 포항 17개소의 고정초소 차량 방역은 전면중단됐다. 운행차량에 방역소독물을 뿌리면 차 유리와 도로도 얼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중단한 것. 운전자들이 "차 유리에 소독물을 무차별 살포하면 곧바로 얼고 앞을 제대로 보지못해 운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항의해 시는 방역을 중단했다.

주요 도로변 20여 개소에 방역초소를 설치한 경주 역시 한파가 닥친 15일부터 분무시설 동파와 도로결빙으로 일반차량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주 현곡면 초소근무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분무시설이 동파돼 낮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일반차량을 그대로 통과시킨다"며 "지나가는 차량에 대해 약품을 살포하면 차 유리가 얼어버리는 지경"이라며 방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분무 방역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생석회마저 공급이 5일째 중단돼 축산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삼호 경주축협조합장은 "경주시가 전국 1위 한우 사육단지의 방역체계를 너무 허술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경주가 무너지면 우리나라 한우 사육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고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영덕도 14개 초소의 휴대용분무기가 얼어 응급책으로 도로 위에 생석회를 뿌렸으며 울진 서면검문소에 설치된 구제역 방역살포기가 15일 오후 얼어붙어 공무원들이 뜨거운 물을 부어 녹이는 소동도 빚어졌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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