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투병과 첫 여성장군' 경북여고·영남대 출신 송명순 준장

"전쟁서 승리할 수 있는 여성 몫 있다"

병과 출신 여군 장군이 국군 창설 60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했다.

주인공은 경북여고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76학번) 출신의 송명순(여군 29기·52) 대령. 현재 합동참모본부 합동작전본부에 근무 중인 송 대령은 16일 국방부가 단행한 장성 진급 인사에서 전투병과 첫 여성 장군으로 진급했다.

지금까지 여군 장성은 간호병과에서만 나왔다. 2001년 양승숙 준장이 첫 여성 장군이 된 이후 2년에 한 번씩 간호병과에서 장군을 배출했다.

그러나 6천347명의 여군이 근무하고 있지만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은 이번이 처음.

송 대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진급 배경에 대해 "여군 조직에 기여했던 다른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제가 발탁된 이유는 개인적인 역량을 떠나 조직의 잠재적인 역량이 평가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병 전투에서뿐 아니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성의 몫이 있다고 본다"며 "그간 여군들은 한반도 전 구역은 물론 해외에서 이뤄진 민사작전 등에서 많은 성과를 일궈냈다"고 강조했다.

1981년 임관해 29년차인 송 대령은 "긴 세월 동안 군 조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여군도 의무가 아닌 지원으로 들어와 각오도 남다를 것"이라며 "오늘이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군이 여성인력을 최적의 장소에 활용하면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송 대령은 "최선을 다해서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임무와 가사 분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자녀 양육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송 대령은 "군 조직의 특성상 많은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고, 아이를 키우기에 안정된 환경이 아니고 비상대기일 때는 막막했지만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출산율이 떨어지고 여군도 모성보호와 관련해 국방부 여성정책과에서 많이 개선하고 있고 사회보장과 연계해서 더 나은 제도로 정착되도록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육군 항공병과 중령으로 내년 12월 전역이 예정되어 있다는 송 대령은 "남편은 하늘보다 높은 것이 지아비라고 늘 주장하기 때문에 군복을 같이 입고는 만나지 않는다"며 "젊었을 때는 외조를 잘 안 했지만 중령을 같이 달았을 때는 저희가 경쟁력이 남자들보다는 약하니까 그때부터는 외조를 잘 해주더라"고 남편 자랑을 했다.

송 대령은 육군본부 무관연락장교인 중위 때 남편을 만나 1985년 결혼했으며 대학교 3학년 딸과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송 대령은 미국 국방언어학교 영어교관과정을 수료했고 임관후 연락장교·의전장교·작전장교 등을 거쳤으며 지상군페스티벌 종합사령실 대변인, 특전사 여군대장, 육군 여군대대장, 육군 제2훈련소 연대장, 제2작전사령부 민심과장, 한미연합사령부 민군작전처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한미연합사령부에 근무하며 여군으로선 많지 않은 작전통으로 꼽혀왔다.

한편 영남대는 국방부의 '2006~2010 여군 임관장교, 부사관 출신 대학 및 학과' 자료에 따르면 여군 장교 배출 부문에서 1위로 나타났으며 올해 국방부에서 최초 실시한 여성 ROTC 시범대학으로 선정돼 현재 5명의 여학생이 후보생으로 선발됐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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