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수학과 과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울산의 K양은 학교에서 치른 기말고사에서 생물시험을 치르던 중 자신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 때문에 학교 교칙 상 0점 처리를 받고 가장 자신 있었던 생물과목에서 내신 8등급을 받았다.
포스텍은 지원서를 낸 K양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당시 처했던 상황을 이해한 뒤 평소 실력이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으로 판단하고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했다. K양은 자신이 가고 싶어 한 전자전기공학과에 합격했다.
포스텍의 입시 키워드는 '대기만성'으로 내년도 신입생 5명 가운데 1명 꼴로 지금의 실력이 아닌 '성장 가능성'으로 선발됐다. 포스텍은 신입생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298명의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으며 이 가운데 18.1%인 54명이 '성장 가능성'에 의해 합격했다고 17일 밝혔다.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2단계로 치러진 이번 입시에서 입학사정관들은 '성장 가능성'(잠재력)과 '자기주도적 학습태도'와 함께 학생들의 학습 및 생활태도와 가정형편, 고교 사정 등이 세세하게 작성된 교사 추천서를 주요 평가요소로 고려했다. 최종합격자는 190개 고교에서 나왔으며 이 가운데 부산 용인고, 인천고, 혜광고, 동지고(이상 4명)와 부산 동성고, 인천남고, 인천대건고, 학성여고, 함월고(이상 3명) 등 9개 고교가 다수 합격자를 배출했다. 김무환 포스텍 입학처장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합격한 학생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입학사정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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