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액이 얼면 구제역 방역은 고사하고 모든 게 다 끝장입니다."
낮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17일 오후 봉화군 봉화읍 문단리 구제역 제1방역초소. 방역을 맡은 공무원들과 경찰, 인부들은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무식 소독기를 가동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 팀은 교통정리, 한 팀은 분무식 소독기 얼음 제거, 한 팀은 약통과 연결된 파이프에 보온 덮개 씌우기, 한 팀은 방역기 운영…."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궂은 일에는 예외가 없었다. 초소 담당인 봉화군 이유덕 건설재난과장과 실태를 점검 나온 박시원 총무과장 역시 얼어붙은 고무 호스에 보온덮개를 씌우는 작업을 돕고 있었다.
박 과장은 "초소 점검 나왔다가 직원들이 고생하는 모습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작업을 잠시 도왔다"고 했다. 박 과장은 소독약품·개인보호구 보관상태, 입간판 설치상태, 전기시설, 방역일지 기록 여부, 방역요원 근무상태, 소모품 관리상태, 초소 청결상태, 고압소독기 이상 유무 등을 꼼꼼히 살피고 난 뒤 판정결과(상태 양호)를 근무일지에 기록했다.
이 과장 역시 "모든 공직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구제역 방역에 동참하고 있는데 힘들다고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느냐"며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삶의 터전을 지킨다는 자세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독기와 도로 노면에 얼어붙은 얼음을 제거하던 최상영 씨는 "누가 해도 할 일을 미루고 방심하다 보면 더 큰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구제역을 막을 수만 있다면 어떤 고생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언 몸을 초소 옆 공터에 피워 놓은 모닥불에 잠시 녹이며 서로를 격려하며 방역 초소를 지키고 있었다.
봉화군 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현재까지 군 전역 도로 58개소를 폐쇄하고 하루 1천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 45개 이동방역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구제역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경찰과 군인, 각 단체, 주민들까지 힘을 보태 방역차단에 나서고 있다"며 "그간 1만7천여 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 철통 같은 그물망 방역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