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면 솔로, 연인할 것 없이 크리스마스 계획 세우기에 분주하다. 덕분에 백화점 등 유통업계와 극장, 놀이공원 및 외식업계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린다. 2010년 크리스마스에는 또 어떤 풍경이 벌어질까.
◆미리미리 준비
사전 예매 없이 크리스마스 당일 영화를 보러 나섰다가는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온 세상의 커플들이 데이트 코스로 꼽는 1순위가 바로 극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4일과 25일 일부 영화관은 인터넷 예매를 위해 몰려든 네티즌들로 예매가 불가능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영화 관람에 좋은 좌석은 이미 동난 상태다. 재미있다고 입소문을 탄 영화는 24, 25, 26일 사흘간 예매가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이번 크리스마스의 경우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금, 토, 일요일로 이어져 극장가 특수가 예상된다.
아예 예매가 되지 않는 곳도 있다. 특히 외식을 계획하고 있다면 기다림의 미덕이 필요하다. 소위 '분위기 좋고 맛도 있다'는 상당수의 레스토랑은 사전 예약을 받지 않고 있어서다. 외식업계는 "크리스마스에는 대기시간도 1시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방랜드에 있는 회전식 레스토랑 라 비스타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예약을 받지 않는다. 프러포즈 등 이벤트를 노린 남성들의 예약 문의가 줄을 잇고 있지만 직접 현장을 찾는 등 발품을 팔아야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매출보다 크리스마스 하루 매출이 더 많을 정도로 몰려든다는 게 외식업계의 한목소리. 이곳 관계자는 "평소 주말 매출이 900만원 정도인데 크리스마스에는 하루 매출로 1천300만원을 넘긴다"고 말했다.
다른 외식업체도 마찬가지다. 대구의 웬만한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업계는 24일과 25일 이틀간 사전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사전 예약을 받으면 저녁 시간대에 몰려드는 손님들을 모두 되돌려 보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밀려드는 외식족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웃백 대구 중구 동성로점의 경우 "24, 25, 31일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다"며 "손님들이 많아 예약을 받을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예약이 힘든 곳 중에는 모텔도 있다. '간판에 불이 꺼지는 날'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모텔 간판에 불이 꺼진다는 것은 방이 없다는 뜻. 크리스마스를 '외박이 공식적으로 허용된 날'로 여기는 연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숙박료를 평소보다 20~30%가량 올려받아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방을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모텔 업주는 "크리스마스에는 평소보다 숙박료를 더 받지만 매년 연인들로 가득했다"며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는 경우도 있어 오후 10시 정도면 방이 꽉 들어찬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예약할 수도 없다. 모텔 업주 대부분이 숙박보다 2시간가량의 대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 중 하나가 제과점이다. 케이크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팔리는 케이크는 1천만 개가량으로 금액으로는 2천억원 규모다. 업계는 크리스마스에 팔리는 케이크 매출은 평소 한 달 동안 팔리는 것보다 2배 이상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선물용으로 각광받는 꽃은 크리스마스에는 선물 목록에서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운 겨울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싶지만 꽃다발을 받으면 그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지난해 대구의 한 백화점이 고객 1천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악의 크리스마스 선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3%(136명)가 꽃다발을 꼽았다.
유통업계는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유행에 크게 민감하지 않고 고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인들의 경우 커플링과 커플룩이 선물 목록 1순위로 꼽힌다.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30대 이상의 경우 현금, 상품권 등 호환성이 높은 쪽을 택했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성들이 하나씩 갖고 싶어한다는 명품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한목소리다. 명품백은 최소 150만원으로 30대 이상이 주고객이었지만 지금은 20대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준명품급도 50만원대로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꾸준히 나가고 있다"며 "서울에서 불고 있는 명품백 선물 분위기가 대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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