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이번주 중 연평도 포사격 훈련을 두고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대치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국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우리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 성격의 포사격 훈련을 포기한다면 국민들이 안보 아노미상태에 빠질 것이고, 훈련 시 북한이 보복 공격을 예고하고 있어 정말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
남북은 북측의 연평도 포격 이후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처지다. 북한이 수차례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합동참모본부는 20일부터 25일까지 연평도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한으로선 연평도 포격 이후 계획된 사격훈련조차 못할 경우 북한에 굴복하는 형세가 될 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도와 안보 태세에도 치명적인 구멍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체제 유지에 사활을 건 북한 역시 남한이 사격 훈련을 재개하면 무자비한 타격을 하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한 상태여서 물러설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북한이 모든 책임을 남한과 미국으로 돌리기 위한 외교전과 함께 연평도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으로 도발해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에 대해 여야 정치권, 국민여론, 남북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려 국론분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 "북측의 재도발을 막기 위해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과 "아무리 북한이 생떼를 쓰더라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며 글을 올리고 있다.
시민 이용수(64·대구시 서구 중리동)는 ""군사훈련이 수십 년간 해온 '주권행위' 인데 취소하면 안된다. 이번 기회에 북한에 본떼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북대 이호진(21)씨는 "역사적으로 볼때 얘기치 않게 전쟁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전쟁이 나면 과거와 달리 한반도 전체가 초토화되고, 핵무기까지 동원될 수 있어 살아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주권' 차원에서 사격 훈련을 강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전략적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격훈련은 북방한계선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봐야한다"며 "한국과 미국이 이 훈련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한국전쟁 종전 이후 서해 5도에 대해 주장했던 주권의 논리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반면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평도 포격 당시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지금 안보력을 회복한다는 것이 외교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의 경우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공세적으로 사격훈련을 벌이는 것은 전략적 차원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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