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랙터가 승용차 수준" 수출 시장 확대

IT와 접목, 스마트한 국산농기계 경쟁력 '업'

지난달 충남 천안의 '2010 대한민국 국제 농기계 박람회'에 들른 농업인 정갑재(43) 씨는 깜짝 놀랐다.

세계 각국의 외국 바이어들이 엄청나게 몰렸고 첨단 칩이 장착된 자동제어 트랙터 등 똑똑한 국산 농기계가 즐비했기 때문. 정 씨는 "트랙터가 버튼 하나로 전진과 후진은 물론이고 변속까지 가능하니 농사짓기가 한결 수월할 것 같다"며 "농기계가 아니라 승용차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산 농기계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최첨단 IT 산업을 농기계에 접목해 품질을 높인데다 가격도 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 최대 규모로 3일부터 6일까지 열린 국제 농기계 박람회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농업 강국들을 비롯해 세계 40여 개국에서 1천여 명의 바이어가 찾는 등 성황을 이뤘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2008년 열린 농기계 박람회보다 참가국이 배 이상 늘었고 나흘간 1억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기업인 대동공업이 주목받았다. 대동공업은 국내 농기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물론 IT와 농기계를 결합해 수출 시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클러치를 밟지 않고 레버 조작만으로 전·후진 변속이 가능하고 작업지 경사를 초정밀 센서가 감지해 항상 수평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전자 수평제어 기능을 갖춘 트랙터를 선보이는 등 똑똑한 농기계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콤바인 역시 자동선회제어 기술, 저소음, 저진동 캐빈을 적용해 세계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얼마 전엔 농업 강국 스위스의 한 농기계 부품회사에서 사업 제의가 들어왔을 정도다. 이 회사 한국 법인 관계자는 "대동공업 농기계는 가격이 싼데다 IT와 연계, 스마트한 게 특징"이라며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 농기계 수출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동공업의 경우 2007년 1억1천671만9천달러였던 것이 올해는 1억5천600만달러로 4천달러나 늘었다. 국내 관련 업계의 총 수출액도 1992년 2천800만달러에 머물렀던 것이 2006년 처음 3억달러를 돌파했고 올해는 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동공업은 "미국의 존디어,뉴홀랜드,일본의 구보다 등 세계 굴지의 농기계 기업들이 무한 경쟁하는 글로벌 농기계 시장에서 첨단 기능을 가미한 중소형 한국 트랙터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대동 트랙터는 60년 동안 축적된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동급 최고의 연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국제종합기계, LS엠트론과, 동양물산기업 등 한국의 빅4 농기계 업체들은 "IT를 접목해 스위치로 모든 작업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한국 농기계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비결"이라며 "한국에서의 농업이 침체된 반면 세계 시장을 상대로 농기계 업체들은 갈수록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