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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의 야구토크] 프로야구 팀 몇개가 적당?

지금 국내 프로야구계는 제9, 제10구단의 창단과 관련해 찬반 논의가 한창이다. 전체적으로 반대하는 쪽보다는 찬성하는 쪽의 목소리가 조금 더 높아 보인다. 특히 야구계에서 잇따라 지지 성명을 발표, 프로야구 발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고용창출, 외형적 성장의 기반, 야구 인프라의 확대, 리그의 양적 성장 등 프로야구의 전반에 걸쳐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팀 수 확대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야구계의 숙원이었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에서 보다 내실을 다지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프로야구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의 투자 여력이나 팀의 분포를 볼 때 지금이 적당하다는 것이 반대파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오히려 지금은 시설을 개선하고, 프로야구 인기를 정착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찬성과 반대하는 쪽의 논리는 둘 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무엇이 옳고 그런지 가늠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해 내년 30년의 세월을 맞이한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누적 관중 1억 명을 돌파하고 연간 600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야구장을 찾는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몇몇 구단을 제외하면 시설이나 팬 서비스는 엉망이다. 즉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시설 개선과 프로야구 인기 정착을 위해 구단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가? 고작 1만 명을 수용하는 야구장을 전용 경기장으로 둔 구단이 아직 4곳이나 된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불편한 경기장 시설에도 3, 4시간 동안 경기를 지켜보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방안을 기존 구단들이 찾은 적이 있는가. 팬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던 일이 무엇인가. 비록 프로야구가 자생적으로 출범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난 30년 동안 기존 구단들은 해야 할 일을 등한시하지 않았는가.

기존 구단들은 9, 10구단을 반대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누려온 독점적 지위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 일부 구단이 프로야구 시장을 독점, 프로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준비되지 않은 9, 10구단의 창단은 독이 될 것이다. 그러나 9, 10구단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기존 구단의 행태 또한 잘못된 일이다. 국민들이 프로야구에 대한 사랑을 주었던 만큼 기존 구단은 노력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이 선행될 때 9, 10구단의 창단과 관련,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9, 10구단의 창단이 독인지 약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지난 30년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가 정치적 논리로 흐를 땐 독이 된다. 프로스포츠의 주인은 팬, 즉 국민이다. 프로스포츠가 더 이상 정치 논리나 기업 논리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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