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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험수위에 이른 무역 의존도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 의존도(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입 비중)가 지난해(82.4%)보다 2.6% 포인트 높아진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로써 무역 의존도는 지난 2008년부터 3년 연속 80%를 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세계 경제가 돌발 악재 없이 순항할 경우 무역 의존도는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무역 의존도는 2000년 중반까지 50~60%대를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92.4%로 급등한 뒤 80%대에서 굳어지고 있다. 이는 2009년 기준 미국(18.7%)은 물론 주요 경쟁 상대국인 일본(22.3%), 중국(45.0%)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중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무역으로 먹고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해도 이는 너무 높은 대외 의존도이다.

이런 경제 구조는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가 조금만 위축돼도 그 몇 배의 충격을 받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만, 싱가포르 등 우리처럼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이를 실증한다. 우리 경제 역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휘청거리면서 성장률이 급락했었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내수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8년 4월부터 9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으나 부처 간 입장 차이에다 종사자들의 이해관계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내수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의 증가를 위해서는 지방경제가 활성화돼야 하지만 지방경제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역 의존도를 단번에 낮추기는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 성장을 받쳐주는 무역 증가의 단맛에 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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