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년 실질 경제성장률 '西高-東低'…국가 불균형 확연

SOC투자등 西 치우쳐 대구 -3.8·경북 -3.2% 전국 최하위권 불명

대구경북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을 동서로 나눴을 때 대구경북을 포함한 동쪽 지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서쪽 지역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 하반기 이후 번진 글로벌 경제위기 후폭풍을 대구경북, 부산경남, 강원 등 동쪽 지역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았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대구경북 경제의 경우 1인당 민간소비지출 및 개인소득이 전국 평균에 근접하고, 개인소득 증가율도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는 등 희망적인 요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가 갈렸다=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지역소득 특징'에 따르면 16개 시·도 전체의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0.4% 성장했으나, 성장세는 전년도(2.8%)에 비해 많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국내 제조업, 사업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이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시·도별로 보면 충남(5.8%)과 충북(4.0%) 등이 제조업의 강세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인 반면 대구(-3.8%) 경북(-3.2%) 부산(-1.6%) 등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특히 성장률이 뒷걸음친 지역을 보면 대구경북, 부산경남, 울산, 강원 등이어서 전국을 동서로 나눴을 때 모두 동쪽 지역에 해당됐다.

전문가들은 동쪽 지역의 경제가 유독 안 좋은 이유를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와중에서 동쪽 지역이 더 많은 충격을 받았으며 헤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쪽 지역은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처로 각광받는 등 제조업이 탄탄하게 받쳐줬지만 동쪽 지역은 갈수록 허약해지는 제조업 탓에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 대형 SOC 프로젝트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서쪽 지역에 대거 몰리면서 국토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교수는 "그동안 사회기반시설 등의 측면에서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이 경상도에 비해 다소 열세에 있었는데,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최근 들어 서쪽에 정부가 대형 프로젝트를 집중하면서 이런 결과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꼴찌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낸 대구의 경우 지역경제에 비중이 큰 건설업과 제조업이 각각 -24.5%, -9.4%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낸 것이 직격탄이 됐다.

◆희망은 있다=대구경북의 경제지표가 미미하지만 희망을 보이는 부분도 있다. 민간소비지출 및 개인소득 분야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전국 평균의 62%로 매우 낮은 편이나, 1인당 민간소비지출 및 개인소득은 각각 91%, 94%로 전국 평균에 근접했다. 특히 1인당 개인소득은 1천223만원으로 인천(1천185만원)에 비해 높았다. 또 개인소득 증가율도 5.3%로 제주도에 이어 2위를 나타냈다.

경북도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2천655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 전국 9개 도 가운데에 충남(3천370만원)과 전남(2천864만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1인당 지역내총소득도 1천911만원으로 9개 도 중 3위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아직은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소득 측면에서는 생산 측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보이고 있어 차츰 괜찮은 성적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이 본격적으로 창출되는 내년부터는 지역내총생산과 개인소득이 전국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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