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교육청이 내년부터 수성구를 제외한 지역의 10개 고교에 기숙사를 짓는다. 내년 1월 신청을 받아 276억 원을 들여 신축이나 리모델링 형태로 2012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원어민'외부 강사를 초빙해 방과 후 맞춤형 교육을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한다.
기숙사 짓기는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의 중요 공약 사항이다. 지난 6월 선거 당시 우 교육감은 학력 신장을 위해 일반계 전 고교에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기숙사는 통학이 불편하거나 면학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정 환경의 학생, 혹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몫이었다. 최근에는 입사 희망자가 많다 보니 대학, 고등학교 할 것 없이 오로지 성적 순으로 선발한다.
학교 급식이나 과밀 학급 해소 등 시급한 문제가 많은데도 거액의 사업비를 들여 불요불급한 기숙사를 짓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많은 고교생은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심야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기숙사가 '잠을 자는 곳' 정도의 의미를 넘지 못한다. 교육청이 주장하는 학력 신장과의 연관 관계도 별로 없다. 학력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명문인 수도권의 일부 고교는 특수목적고임에도 기숙사가 없다. 또 신청을 받아 학교를 선정하는 방식도 문제다. 짓더라도 교육청이 면밀하게 분석해 꼭 필요한 학교에 짓는 것이 옳다.
대구시 교육청은 기숙사 짓기 계획에 대해 심사숙고를 거듭해야 한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뿐'이라면 지어야 할 이유가 없다. 필요성과 당위성을 제대로 못 갖춘 상황에서 교육감의 공약 실천을 위해 기숙사 짓기를 추진해서는 더욱 안 된다. 이는 그동안 무수한 비판을 받은 지자체 단체장의 치적을 위한 건물 짓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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