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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의 진화…박남희·류재하 전

#진화하는 디지털 아트…박남희·류재하전

디지털과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미술과 새로운 기술이 결합하는 시도들이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최근 디지털 아트, 뉴미디어 아트는 음악과 영상, 조각이 결합하거나 문학과 음악, 영상을 결합하는 등 여러 장르들이 하나로 혼합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경북대 미술학과 박남희 교수와 류재하 교수는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작가들로 미술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1999년부터 디지털회화 작업을 하고 있는 박남희 경북대 미술학과 교수는 30일까지 송아당화랑(053-425-6700)에서 '디지털 회화 그 다양한 가능성-아우라의 회복'전을 연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주로 평면에만 머물던 디지털 회화를 오브제와 페인팅을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박 교수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태곳적 판타지에 대한 이미지를 담았다. 한국의 선사시대 유적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와 고구려 고분벽화의 파편, 유년 시절을 연상하는 형상의 결합으로 한국 역사와 개인의 역사를 조합했다.

박 교수는 "미술과 하이테크의 만남은 생산과 소비의 영역을 확장하고 전통 미술의 표현적 한계를 확장시키고 질료적 제한에서 보다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실현하게 했다"고 말했다.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 '기억깨우기 시리즈-류재하'전은 2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053-661-3081)에서 열린다. LED디스플레이를 소재로 '미디어 조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류 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얼굴'을 주제로 작품을 발표한다. 그는 디스플레이 재료를 모듈별로 분리해 5m 천장에서 늘어뜨려 부정형의 입체를 만들었다. 꽃의 형상 같기도 한 이 형상 위에 영상이 흐른다. 영상은 6·25전쟁 당시 본지 신문 자료에 등록된 어린 소녀의 얼굴이다. 소녀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 파괴되기도 하고 현대적 이미지와 뒤섞이는 등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디지털 아트에 대해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전시기획담당자는 "컴퓨터를 쉽게 다루게 되면서 예술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돋보인다"면서 "하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이루려 하는 예술적 열정이 줄어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는 움직임도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박민영 학예연구사는 "최근 기술적으로 접근해 공대와 미술학과가 연합하는 대학원이 생겨나는 등 미학보다 기술적인 것에 치중해 영상작품 등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는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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