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작영화 리뷰] 황해 / 헬로우 고스트

긴박 절정 스릴러-차태현표 코미디, 관객들의 성탄절 선택은

'황해'
'헬로우 고스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국 영화 두 편이 극장가에서 맞붙었다. '추격자'의 세 주역이 모여 속도감 넘치는 스릴을 선보이는 '황해'와 차태현표 코미디영화 '헬로우 고스트'다. 청소년 관람불가의 남성적인 영화와 코믹한 가족영화의 맞대결이다.

▲ 웰 메이드 한국형 스릴러 '황해'

연변에서 택시를 모는 구남(하정우). 남한에 돈 벌러 간 아내는 6개월 째 소식이 없고, 6만 위안의 빚더미에 눌려 희망 없이 살고 있다. 마작판에도 끼어보지만 운도 안 따른다. 월급마저 압류당한 그에게 어느 날 조선족 브로커 면가(김윤석)가 솔깃한 제안을 한다. 남한에 가서 사람 하나만 죽이고 오면 6만 위안을 주겠다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그는 남한행 밀항선을 탄다.

서울에 온 구남은 틈틈이 살인의 기회를 노리면서 동시에 아내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목표물이 살해 당하면서 살인자 누명을 쓴 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친다. 한편 청부살인을 의뢰한 태원(조성하)은 모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구남을 처리하려 하고, 연변에 있던 면가 또한 황해를 건너와 구남을 쫓기 시작한다.

'황해'는 '추격자'로 관객 500만 명을 동원하며 눈부시게 등장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다. 김윤석과 하정우 라는 기가 막히게 호흡이 맞는 두 배우와 함께 뭉친 긴박감 넘치는 웰메이드 스릴러다.

골목길을 누비며 쫓고 쫓기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차량 50대를 동원한 카체이싱으로 훨씬 커졌고, 유혈이 낭자한 칼부림과 토막 살인에 정사 장면까지 넣으면서 상업적인 폭도 넓어졌다.

영화는 300여 일간 하얼빈과 부산 등지에서 170회 차에 걸쳐서 촬영됐다. 한국 영화 두 편을 촬영할 분량. 특히 부산 시내 3km를 막고 촬영한 카체이싱 장면은 '황해'의 손꼽히는 장면이다. 차량 50여 대가 동원돼 이 중 20대가 완파된다. 이를 13대의 카메라로 잡아내 속도감 넘치는 장면을 보여준다.

연변을 배경으로 한 전반부는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중후반을 넘어서면서 엄청난 속도가 붙는다. 조선족의 어두운 단상과 함께 비정하고 잔혹한 현실감을 보여준다.

특히 부산 항구 일대에서 벌어지는 추격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도끼와 족발뼈로 상대방을 내리치는 김윤석의 서늘한 표정과 '추격자' 보다 더 많이 뛰어다니는 하정우의 절박함도 관객의 가슴을 조여 준다. 러닝타임 156분. 청소년 관람불가.

▲ 귀신 소원 들어주기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남자 상만(차태현). 자살 시도 이후 어느 날부터 그에게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자 엉덩이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변태귀신(이문수), 담배만 피워대는 골초귀신(고창석), 온종일 눈물만 흘리는 울보귀신(장영남), 로봇과 단것을 좋아하는 초딩귀신(천보근). 소원을 들어달라는 귀신과 그들 때문에 죽지도 못하게 된 상만. 결국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그 와중에 상만은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 연수(강예원)와 가까워진다. 그러나 귀신들과의 생활이 차츰 익숙해질 무렵 영화는 충격적인 비밀을 드러내며 반전을 시도한다.

'헬로우 고스트'는 차태현표 영화다. 그는 코믹하지만, 한쪽 구석에는 자그마한 감동을 늘 숨겨둔 캐릭터다. '쏘울 충만 해피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코믹함이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게 서걱거린다. 코믹함 보다는 가족영화에 가깝고, 전반부 코미디와 후반부의 드라마의 톤은 전혀 다르다. 끝에 도달하면 숨겨진 반전이 있다.

귀신들의 비밀이 풀리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차태현의 표정 변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많을 것 같다. 고창석과 장영남 등 조연 전문 배우들도 제 몫을 했다. '간 큰 가족', '바보' 등의 시나리오를 쓴 김영탁 감독이 시나리오도 쓰고 연출도 맡았다. 러닝타임 111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중기 객원기자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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