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조차 구분이 힘든 1급 여성 시각장애인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구대학교 대학원 재활과학과에서 직업재활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윤상은(29) 씨가 그 주인공.
여성 시각장애인이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1.2㎏의 몸무게로 8개월 만에 세상에 태어난 윤 씨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산소가 과잉 공급돼 '미숙아 망막증'을 앓고 시력을 잃었다. 국립 서울맹학교를 졸업하고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학으로 학·석사를 마쳤고 이후 대구대 대학원 재활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윤 씨의 박사 논문은 '고학력 장애인의 직업관련 인식과 삶의 질에 관한 연구'. 장애인이라면 학력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고학력의 장애인들이 많음을 알고 이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윤 씨는 "논문을 쓰기 위해 1년 동안 전국의 모든 장애인 연합회와 복지관, 장애인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설문 조사를 하는 등 철저한 기초 조사를 했다"며 "6학년 때 시각장애인으로 미국 백악관 정책차관보를 역임한 강영우 박사의 강연을 듣고 사회에 공헌하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교원자격증(특수직업교사)과 직업재활사 자격증(2급),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을 취득한 윤 씨는 대학을 졸업한 2004년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낀 점 들을 묶어서 '손끝으로 세상 보기' 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윤 씨는 "박사 과정을 돕기 위해 엄마가 고교 교사를 그만두고 자료와 설문 자료 수집과 논문 작성에 도움을 줬다"며 "앞으로 장애인의 직업 등에 대한 주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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