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다민족'다종교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인종, 문화, 종교 그 밖에 그 어떤 분야에서도 차별 또는 혐오로 인한 사회적인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끝으로 '하늘에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예수의 평화가 종교인은 물론 소외되고 고통받는 모든 사람과 지구촌 곳곳에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
최근 '대한민국 7대 종단 종교계 성명서'란 제목으로 신문 광고란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일동 명의로 된 이 성명서는 종교인 모두 한마음이 되어 우리 사회가 평화롭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 종교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명서여서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다. 헌법상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고 국교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또 정치와 종교도 분리된다고 헌법에 명시해 많은 종교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종교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 전자지도 시스템에서의 사찰 누락, 교육과학기술부 지도 시스템에서의 사찰 정보 누락, 서울시 지도 시스템에서 사찰 누락, 내년도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등 불교 관련 일련의 일들은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 또 얼마 전에는 불교계 폄훼 동영상이 나돌아 사회문제화됐다. 과거 경북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성시화'(聖市化) 발언으로 불교계와 갈등을 빚었다.
외래 종교 중 불교가 가장 먼저인 삼국시대 때, 기독교(천주교'개신교)가 근세에 도입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교 영향과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전국에 산재된 많은 불교 문화재를 비롯해 구미 금오산의 누운 부처 모습을 닮았다는 와불상(臥佛像)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종교 시대로 접어들면서 종교 간 갈등이 생겼고 갈등 극복 노력들도 나타났다. 효시는 1965년 12월 21일 출범한 한국종교연구협회다. 당시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개신교 등 6대 종교 대표들이 만든 이 협회는 종교 간 평화 유지와 종교 간 대화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협회의 설립 취지나 이번 성명서 내용은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많은 경전과 성경을 솥에 넣고 끓였더니 '자비'와 '사랑'이라는 결과물이 나오더라는 세상 이야기도 있다. 오늘은 성탄절. 동전의 앞뒤와 같은 모습인 '자비'와 '사랑'이 가득 넘치는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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