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다른 사람, 행복, 평화 등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인내를 요구한다. 인내하는 사람만이 기다림의 의미를 알게 되고 그 의미를 아는 사람만이 그 열매를 맺을 수 있다.
2010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우리는 한 해를 보내며 늘 아쉬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기에 새로운 해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기다림은 새로운 행복에 대한 희망이 아닐까 싶다. 이맘때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단어가 눈에 많이 띈다.
'다사다난'은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음을 뜻한다. '다'(多)는 '많을 다'이며 상대말은 '소'(少)로 '적을 소'다. '많다'와 '적다'는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을 넘거나 미치지 못할 때 쓰인다. 이를 사람이나 사물의 외형적 길이와 넓이, 부피 따위가 정도를 넘거나 모자라는 것, 일의 규모'범위'힘 따위가 강하거나 약할 때 쓰이는 '크다'(大) '작다'(小)와 혼동하여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 "너와 헤어진 후 많은 일이 있었다." "어딘가 위엄이 있는 목소리인데다, 말수조차 적어 그가 말을 할 때는 아무도 반대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올해 여름은 비가 많이 와 큰 난리를 겪었다." "네 회사의 규모는 우리 회사보다 훨씬 적다." 등으로 쓰인다.
'많다와 적다' '크다와 작다'를 비교할 때 '숫자'와 '수'의 개념을 혼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숫자'는 0부터 9까지의 문자들을 뜻하고 '수'는 -2, 2/3, 27 등 자연수, 정수, 유리수, 허수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또는 셀 수 있는 사물의 많고 적음을 뜻한다.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은 가급적 지원 금액을 상향조정하고 지원 단체 숫자는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에 나오는 '숫자'는 '수'의 잘못임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여'(餘)와 '여-' 즉 '10만여'와 '10여만'을 잘못 알고 있지 않은지 알아보자. '-여'는 수량을 나타내는 말(십, 백, 천, 만 등) 뒤에 붙어 '그 이상'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이어 그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수량이 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10만여'는 10만 1부터 10만 9999까지의 어느 수를, '10여만'은 10만을 넘어 19만 9999 이하의 범위에 있음을 가리킨다. '10만여'는 10만을 넘지만 11만 미만, '10여만'은 10만 이상 20만 미만이다. 175,430원은 10여만 원, 105,430원은 10만여 원으로 표기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단위를 정확히 표기할 수 없을 경우 두루뭉술하게 말할 때 '-여'와 '여-'를 혼동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올 한 해도 '교열단상'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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