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뇌혈관 질환의 빈도가 높다.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서 인체의 교감신경이 활발하게 반응하고 말초동맥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해 심장과 혈관 내벽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환자는 관상동맥 혈류에 장애를 가져오고 심한 경우에는 심근경색증으로 갑작스레 숨질 수도 있다.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가슴 통증 있으면 심장 전문의 찾아야
아침에는 잠에서 깨어나면서 잠자는 동안 쉬고 있던 교감신경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심장과 혈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아침에는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른 아침에 찬 공기를 갑자기 쐬거나 아침 운동 중 왼쪽이나 중간 부위 앞가슴에 통증이 발생하며 이러한 통증이 목 주위나 왼쪽 팔 주위로 번질 경우 협심증 같은 허혈성 심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이전에 흡연자,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동맥경화증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심전도 및 운동부하 심전도검사, 부하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해봐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서 관동맥조영술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증상이 있는 환자도 심전도 소견이 정상일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심전도 검사만으로 병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날 음주 후 이른 새벽에 가슴 통증이 자주 발생하는데도 심전도나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는 경우, 변이형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가슴 통증이 있을 때의 심전도, 혹은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며 반드시 금연, 금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 겨울철 특히 주의
고혈압 환자는 특히 겨울철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내에서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더욱 상승한다. 동맥경화가 심하면 혈압이 많이 올라갈 때 혈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게 된다.
이런 경우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소 전문의와의 상담 및 정기적인 혈압 측정, 엄격한 생활 습관 조절과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대동맥 박리증의 경우 극심한 흉통이 등쪽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가 급성 심근경증과 구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심전도, 흉부 X선, 컴퓨터 전신화 단층촬영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찬 공기에서 가벼운 산책이나 아침운동 중 호흡곤란이나 가슴이 답답함을 느낄 때 심장 전문의와 상의하여 필요하면 심장기능 평가를 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드물지만 급성 폐부종까지 초래할 수 있다.
◆겨울철 운동은 보다 조심스럽게
추운 겨울철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는 도중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돼 이른 새벽 화장실에서 정신을 잃거나 어지럼증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뇌혈관 질환이나 미주신경성 실신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신경과적 검사인 뇌혈관 단층 촬영이나 자기공명 촬영(MRI),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기립경사도 검사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술을 마시는 도중이나 과음한 다음날 빠른 심장 박동을 느끼면서 가슴이 답답할 경우 발작성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다. 아울러 겨울철에 유난히 더위를 느끼면서 몸무게 감소 및 불규칙적인 심박동, 손떨림 등이 동반될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의심된다. 이런 경우에도 갑상선 기능 검사를 비롯해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과거에 심장병이 있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가진 환자와 노인, 흡연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하며 가슴 통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가급적 심한 운동을 삼가고 평소에 아침 산책과 같은 운동을 해왔던 사람도 옷을 충분히 입고 운동해야 한다. 운동량도 여름철보다 줄이고 과음과 흡연을 삼가야 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허승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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