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3년 만에 코스피지수 2,000시대를 다시 열며 한껏 희망을 부풀렸다. 유럽 재정위기와 더딘 미국의 경기회복세, 대북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를 극복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넘쳐나는 '돈의 힘'을 빌려 금융시장이 활황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식뿐만 아니라 금, 원자재 등 상품 자산이 동반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형 펀드나 원자재 관련 상품을 주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새해 증시, 악재만 넘어서면 장밋빛
내년 증시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평균 2,400선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지수대에서 20%가량 높은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2,064.85(2007년 10월 31일 종가)를 돌파하고도 300포인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코스피지수 2,800으로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고,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한 KB투자증권은 2,120까지 지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는 2,700, UBS는 2,500, 크레디트스위스(CS)는 2,300을 제시했다.
내년 증시를 끌어갈 가장 큰 원동력은 유동성이다. 증권사들은 해외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는 동시에 국내 주식형펀드로도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다.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려면 기업 실적이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내년 기업이익의 증가율은 낮아지겠지만, 이익 수준은 높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대증권은 "내년 코스피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천152억원, 순익은 11.7% 증가한 95조원으로 전망한다"며 "높은 수준의 이익창출 능력이 주가 상승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중국의 민간소비가 확대되는 점도 기업 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유럽 재정위기가 숙지지 않았다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특히 내년 2월 스페인 국채 만기를 비롯해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점도 변수다. 또 중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했다는 점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변수로 꼽힌다.
만약 이 같은 악재가 두드러진다면 코스피지수도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런 변동성 위험에 대비해 코스피지수 전망치 하단을 1,620~1,720으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1,650,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1 ,700, 우리투자증권은 1,720까지도 지수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펀드는 국내주식형, 원자재펀드 노려라
전문가들은 선진국 증시보다는 신흥 국가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비과세 혜택이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물가상승과 경기회복에 대비해 원자재펀드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경우 대형주에 비해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는 것.
국내 증시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성장형과 테마형을 우선으로 삼고 인덱스형과 가치형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형주에 비해 저평가된 중소형주 관련 펀드가 투자매력이 높다는 조언이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올해 외국인 투자자와 자문형 랩들은 대형주에 중점적으로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냈지만 내년에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내년부터 저평가 우위가 나타나는 중소형주로 관심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금리인상에 따라 채권형펀드의 매력은 반감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누렸던 해외 채권형 펀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상으로 수익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펀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투자 매력이 높다. 특히 상반기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부각되고,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 하반기에는 중국이나 브릭스가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펀드의 투자 매력도 여전하다. 달러 약세와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이상 기후로 인한 곡물 가격 급등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요인이 여전하다는 게 이유다.
한껏 오른 코스피지수가 부담스럽다면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면 승산이 있다. 비록 내년 증시가 부침을 겪더라도 적립식 투자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립식 투자는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 더 유리하다. 실제 지수가 사상 최고였던 2007년 10월부터 매달 말일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꾸준히 돈을 넣은 투자자는 총 23.3% 수익을 거뒀다.
반면 거치식 투자자는 3.5%의 손실을 입었다. 목돈으로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면 분할매수도 좋은 방법이다. 펀드에서 환매한 목돈을 다시 펀드에 투자할 때는 거치식보다는 분할매수 펀드에 가입하거나 직접 주식을 분할 매수하는 게 유리하다. 단 지수가 조정을 받는다고 추가 불입을 중단하거나 시기를 놓치면 분할 투자 효과가 사라진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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