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원대동에서 유통단지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병국(34) 씨는 출퇴근 동선에는 벗어나 있지만 북구 칠성동에 단골 주유소가 있다.
대구지역의 ℓ당 휘발유 가격이 1천800원대까지 치솟고 있지만 이곳 가격은 1천749원에 불과하기 때문. 최 씨는 "한 달에 4~5번 정도 기름을 넣는다. 휘발유 가격이 치솟을 때마다 이곳을 단골로 삼은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기름값이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싼 기름을 찾아 발품을 파는 운전자들의 모습이 일상화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주유소 가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정보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가격 차별화를 하는 주유소에 단골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기름값 가장 싼 곳은 어디?=27일 기준으로 대구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793.98원으로, 12월 첫째 주 1천711원에 비해 82.98원 올랐다. 대구시내의 경우 주유소별 휘발유 가격이 ℓ당 최대 240원 넘게 차이가 나 50ℓ를 한꺼번에 넣을 경우 1만2천원의 가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27일 기준 대구시내 8개 구·군의 주유소 450여 곳 중 휘발유 가격이 1천750원 이하인 주요소는 34곳으로 북구(11곳)가 가장 많다. 이어 수성구와 달성군 각 6곳, 달서구 5곳, 남구 3곳, 서구 2곳, 중구 1곳 순이다.
동구는 ℓ당 1천750원 이하로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아예 없다. 이중 가격이 가장 싼 달서구 송현동의 송현주유소는 1천718원으로 인근의 가장 비싼 곳에 비해 241원이나 저렴하다.
송현주유소 측은 "개업 이후 2주 동안 한정 판매를 해 기름값이 쌀뿐이었다"며 "기름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계속 이 가격을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는 주유소들은 "주변 주유소와 가격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고정적인 가격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정유사인데 가격이 다른 이유=폴사인(주유소 상표 표시)을 갖고 있는 폴주유소의 경우 무폴주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무폴주유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정유사의 기름을 선택해 판매하기 때문에 폴주유소에 비해 40원 정도 가격이 싸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정유사별 기름의 질은 같아도 주유소 위치나 포인트 적립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격 차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무폴주유소의 경우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싼 가격에 휘발유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기름값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유소 입지라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GS칼텍스, SK에너지 등 같은 브랜드라도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생기는 것은 주유소가 몰려 있느냐, 아니면 단독으로 있느냐는 조건 때문"이라며 "주유소 1곳이 가격을 내리면 자동적으로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달구벌대로를 따라 늘어선 수성구 시지 지역 주유소들은 1천750원 안팎의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 있는 6곳 중 5곳이 1천739~1천759원의 싼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대구 북구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해 3공단 주변 노원동, 침산동을 중심으로 1천750원대 가격을 형성하며 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7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ℓ당 1천799.28원으로 10월 2째주 이후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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