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하식 소설집 '그 누이의 사랑' 출간

경북 영주에서 활동하는 중견 소설가 박하식 씨가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 누이의 사랑'을 펴냈다. 소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슴에 담았던, 단 하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천번 만번 머리를 도리질하며 다짐해보지만, 한번 준 마음은 돌릴 수가 없었다. 이 지구는 그 누이의 것이었고, 내 마음은 다 그 누이에게 가 있었다. 누이는 내 영혼의 주인이었다.'

'그가 잠든 무덤가에는 봄이면 잎 없는 긴 줄기의 꽃대 위에 한 송이 붉은 상사화가 피어났다. 잎이 지면 꽃이 피고, 꽃대가 지고 나면 또 잎이 피는, 그래서 서로가 만날 수 없어 언제나 그리워만 하는, 임을 만나기 위해 핀다는 붉은 상사화가 허공을 향해 홀로 피어 있었다.'

지은이 박하식 씨는 "죽어서도 못 잊는 것이 사랑이다. 나는 그 누이를 향한 그리움에 몸부림치며 울었다. 사랑은 헤어진다고 잊히는 것도 아니고, 죽는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죽어서도 없어지지 않는, 하늘의 뜻을 땅에 꽃피게 하는 게 사랑 아닐까. '그 누이의 사랑'을 쓰고 있는 나는 늙은 나이다. 실수로 완성된 원고 파일을 잃고 얼마나 울었던가. 다시 쓰는 데 꼬박 삼년이 걸렸다"고 말한다.

지은이 박하식 씨는 평생 가난과 함께 살았으며 23년 동안 천형처럼 소설을 썼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평안을 보장하지 못하는 자신을 미워한 적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소백산 밑에 빛을 남긴 사람들』『이승의 옷』 장편소설 『단군의 눈물』 등이 있다. 288쪽, 1만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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