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을 내년 3월까지 마친다고 재확인했다. 청와대 업무 보고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상으론 그렇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국토부의 보고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
정부는 제4차 공항 개발 중장기 종합 계획안에 신공항 건설을 누락시켰다. 올해 배정된 신공항 관련 예산도 대부분 쓰지 않았다. 내년 3월 입지를 결정한다면 시간상의 제약 때문에 환경 평가를 포함한 추가 연구 용역 발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기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입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내년 2월 공청회를 열고, 평가 지침을 확정한 뒤 3월 신공항 후보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평가 지침을 확정하고 평가에 들어가도 시일이 촉박한 터에 3월까지 후보지 결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입지선정위원회의 활동도 정부의 신공항 추진 의지를 의심케 한다. 지난 7월 구성된 입지선정위는 지금까지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는 사실만 공개됐을 뿐, 구체적 활동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또 남부 지역의 항공 수요 증가세가 미미할 것으로 예측하며 신공항 건설에 미온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대신 서울역과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개통, 전국 연계 KTX 고속철도망 구축 사업에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연말에서 올해 지방선거 이후로, 다시 내년 3월로 신공항 입지 선정을 연기하며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된 것이다. 따라서 국토해양부가 청와대에 한 업무 보고를 그대로 믿고 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입지를 선정하더라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정부에 대한 압박과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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