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소설 이사부/정재민 지음/고즈윈 펴냄

동해'독도 역사의 중심 인물 이사부 재조명

1억원 고료 제1회 포항국제동해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한'일간 논쟁이 되고 있는 동해를 배경으로, 울릉도와 독도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역사 속 인물 이사부를 다룬 소설이다. 지은이는 "또 한 사람의 영웅의 부활을 염원하며 이 작품을 썼다" 며 황무지를 개척했던 역사의 거인 이사부와 신라인의 기개, 정치 권력을 둘러싼 권력층의 암투를 펼쳐 보인다.

이사부는 1천500년 전 우산국(지금의 울릉도)을 신라 영토로 만든 장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산국 정벌은 이사부의 공적 중 하나일 뿐이다. 그는 숱한 삶의 위기와 고난을 넘어 마침내 신라를 한반도 최강의 국가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 소설은 이사부를 중심으로 세상에 남아 있는 신성한 것들에 대해, 신라를 진정한 신라로 거듭나게 한 파란만장한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지마립간이 세상을 떠나고 태자의 자리에 오르게 돼 있던 신라 낭도 이사부에게 어느 날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닥친다. 소지마립간의 왕위 계승자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던 이사부의 아버지 아진종 대신 그의 형 지대로가 후계자라는 유언이 발표되면서부터다. 권력을 탐한 사촌 원종이 소지마립간의 첩이었던 벽화를 이용해 왕의 유언을 조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가족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아버지 아진종은 순장으로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 보옥공주는 고구려에 볼모로 보내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은 이사부는 어떻게 슬픔과 고난을 넘어설 것인가. 이사부는 온갖 위기의 순간과 마주치며 독자에게 질문한다. 식(食)과 병(兵)을 먼저 구할 것인가, 신(信)을 먼저 구할 것인가. 현실에 순응할 것인가, 신성한 무엇을 찾아 멀고 험한 길을 나설 것인가. 복수는 무엇이며 용서란 무엇인가. 지혜와 강함은 또 어디에서 나오는가.

제1회 포항국제동해문학상 수상자 정재민은 현직 판사이자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법연수생의 짜장면 비비는 법', 한일 간 독도 국제소송을 다룬 장편소설 '독도 인 더 헤이그' 등이 있다. 325쪽, 1만1천800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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