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유소 휘발유 값이 ℓ당 최고 2천300원대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값이 비교적 싼 대구 주유소 평균 판매가도 1천800원을 넘어섰다. 정유 업계는 고유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락같이 오르는 기름 값. 과연 마진은 얼마나 될까?
정유사들은 정작 얼마 남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와 환율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라서 휘발유 가격과 정유업계의 수익은 무관하다. 휘발유 판매마진은 1% 정도로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반 주유소 마진의 경우 원유를 공급하는 4대 정유사들과 전국 도시, 주유소별 유가 변동을 실시간 제공하는 한국석유공사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 자료를 근거로 분석이 가능하다.
'오피넷'에 따르면 2일 기준 ℓ당 휘발유 전국 평균 판매가는 1천815.21원이다. 이날 4대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원가 평균은 885.93원(세전)이다.
여기에다 교통세, 교육세 등 각종 세금과 판매부과금 등 기타 수수료가 붙어 지난달 셋째 주 정유사 휘발유 공급 평균가(세후)는 보통휘발유의 경우 ℓ당 1천705.32원을 기록했다. 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보통휘발유를 기준으로 석유제품에 붙는 세금은 ℓ당 900.92원이다. 지난주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ℓ당 1천815.21원)을 고려하면 50%로 딱 절반이 세금인 셈. 그러나 최근의 고유가 추세가 본격화하기 전에는 휘발유 소매가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안팎이었을 정도로 기름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부분은 높다.
주유소 판매 가격과 세금을 고려한다면 운영경비를 포함한 주유소 이문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기름 값은 유독 타 지역에 비해 싸다. 서울과 비교해 볼 때 ℓ당 300원 이상 차이난다. 마진율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정유사 기름 공급가는 전국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2일 대구와 경북의 휘발유 값은 ℓ당 각각 1천808.79원, 1천806.00원으로 몇몇 지역을 제외하곤 기름 값이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승용차가 대개 한번 주유로 40~50ℓ 기름을 넣는다고 치면 ℓ당 2천원대를 훌쩍 넘는 서울 주유소 판매가보다 1만원 이상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다.
대구경북이 상대적으로 기름 값이 싸고 그 만큼 마진 폭이 적은 이유는 인구와 면적에 비해 주유소가 많기 때문이다. 과당경쟁으로 가격이 싸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실제로 대구 주유소는 지난달 기준으로 모두 455개로 인구가 100만 명 이상 더 많은 부산(452개)보다 많다. 경북은 1천280개로 경기도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주유소 숫자가 많다. 경기도와는 인구 대비로 주유소가 2배나 많다.
도명화 대구주유소협회 사무국장은 "대개 정유사들의 유류 공급가는 비슷하다"며 "대구가 서울 등 다른 도시보다 기름 값이 싼 이유는 지가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주유소들이 유독 대구경북에 많은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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