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공항 결정 수순 밟아라…4개시도 총력 대응을

이달내 선정기준 마련해야 3월 결론 도출 가능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27일 2011년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동남권 신국제공항에 대해 3월 중 입지선정을 하고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사항인데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국토부는 입지선정을 위한 일정표를 내놓지 않고 있어 정부가 신공항 추진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통상 부처 업무보고 시 대통령이 원론적 언급(종합적 또는 긍정적)이라도 해야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탄력을 받는데 신공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의 분위기는 신공항에 열의를 갖던 정권 초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동남권 신공항은 경남북 등 5개 시·도에서 한 시간 거리 내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정권 초기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치적 움직임이나 후속 대책이 전혀 없다.

국토부의 신공항 추진 의지도 숙지는 모양새다. 후보지 결정시기와 관련, 국토부 고위 관계자들은 "내년 3월 결정하겠다"면서도 '가급적' '되도록'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최근 "현재 누구도 신공항 등 민감한 이야기를 꺼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신공항에 대한 소극적인 움직임은 신공항 추진 실무선의 움직임에서도 잘 드러난다. 후보지 결정을 맡고 있는 입지평가위원회는 작년 7월 구성 이후 11월까지 전체회의를 단 두 차례 갖는 데 그쳤고, 작년 12월 22일 후보지 결정의 척도가 되는 평가지침 마련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올해로 일정을 연기했다.

경남·북, 대구·울산 등 4개 시도 신공항추진단 관계자들은 청와대와 국토부의 움직임을 볼 때 3월에도 신공항 후보지 결정이 물건너 갈 수 있다며 4개 시·도의 총력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공항 및 교통전문가들은 올 연말 신공항 입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입지 평가기준과 채점기준 마련 ▷평가기준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 ▷현장 실사 ▷입지평가실무위원회 구성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치려면 이달 중에 입지선정 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교통공학 박사는 "1월 안에 입지선정 기준이 나오지 않는다면 정부가 신공항 추진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후에는 대선과 총선 등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신공항이 물건너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길 동남권신공항 추진단장은 "부산시의 집요한 방해 작전도 신공항 건설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제는 영남권 4개 시·도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이춘수·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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