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격야구' 선언 삼성…'대포' 모시기 지갑 여나

새 팀 컬러 만들기 착수…자금력 동원 트레이드 시장 나설 듯

사장과 단장, 감독을 모두 물갈이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류중일 감독과 구단 수뇌부가 삼성의 예전 팀 컬러였던 '호쾌한 공격야구'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풍부한 자금력을 동원, 타 구단의 선수를 영입할 경우 그 파장은 프로야구계 전반에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지키는 야구'에서 '공격 야구'로

삼성은 전통적으로 마운드보다 호쾌한 타격을 뽐냈다. 1987년에는 팀 타율 3할의 신화를 썼고, 2002년에는 777득점으로 2000년 현대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득점 타이를 기록했다. 이만수, 장효조, 김성래,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등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삼성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선수들 또한 투수보다는 언제든 시원한 홈런 한방을 터뜨려줄 수 있는 타자들이었다.

그러나 삼성의 공격 야구 색깔은 우승 갈증을 풀기 위해 영입한 김응용-선동열 감독을 거치며 상당부분 탈색됐다. 선동열 전 감독은 재임기간 마운드를 앞세워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좋은 성적을 냈다. 배영수-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짜임새가 방망이를 앞섰다. 지난해에도 안지만-정현욱-권혁의 막강 계투진이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킨 덕분에 시즌 2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삼성의 팀 타율은 0.272로 8개 팀 중 5위에 그쳤다. 선 전 감독이 애지중지한 박석민-최형우-채태인의 중심타선은 53개의 홈런밖에 엮어내지 못했다. 이대호 혼자 홈런 44개를 터뜨린 롯데와 토종 타자 5명이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두산에 비해 삼성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져 보인다.

◆타 구단 핵심 타자 영입 나서나

삼성이 '호쾌한 타격'이란 팀 컬러를 보이기 위해서는 중심타선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류 감독이 구단 수뇌부와 옛 스타일을 바라는 팬들의 기대에 다가서려면 대형 타자가 필요하다. 삼성으로선 일단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라이언 가코가 허약한 중심 타선을 확고히 구축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 행보는 공격적인 투자로 타 구단의 대형 타자를 영입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은 트레이드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이다.

프로야구 한 관계자는 "감독의 색깔에 따라 번트가 주는 등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달라지겠지만 이승엽, 양준혁 등 대포를 장착한 대형 프랜차이즈 스타를 발굴하지 못한 삼성이 기존 선수들에게 전술 전략을 새롭게 구사한다고 팀 색깔을 일시에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단시간에 공격 야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외부에서 전력을 충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삼성은 예전 조계현, 진갑용, 이강철, 마해영, 박진만, 심정수 등 대형 FA 선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 영입해 FA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했다. '돈 삼성'이란 비난 때문에 2000년대 중반 이후 FA를 통한 전력 보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약속의 당사자들이 모두 퇴진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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