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70.08'…토끼처럼 '껑충' 어디까지 뛸까

코스피 개장 첫날 '사상 최고치' 경신

토끼해에 접어들기 무섭게 주가지수가 훌쩍 뛰어올랐다. 새해 장이 시작하자마자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종가 기준)를 갈아치우며 산뜻하게 출발한 것.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물가 불안과 중국의 긴축 악재 등은 여전히 잠재돼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풀쩍 뛰어오른 증시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째 상승하며 2,070선 위로 뻗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8포인트 오른 2,074.56으로 장을 시작한 뒤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며 올 한 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2007년 10월 31일 세운 사상 최고치인 2,064.85를 5포인트 이상 격차를 두고 가뿐히 넘겼다. 지수 2,070.08은 한국 증시가 1956년 3월 3일 개장한 이후 처음 밟는 고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지난해 말 소매업체의 매출이 양호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IT업종 대표주들이 상승 주도주로서의 바통을 이어받은데다 금융업종 역시 금리인상에 따른 수혜 전망으로 오름세를 보였다며 악재보다는 호재가 주목 받는 최근의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1983년 시가총액 방식으로 산출해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후 30여 년 만에 20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코스피는 1983년 1월 4일 122로 출발한 뒤 1989년 3월 31일 1,003으로 1,000 고지를 가까스로 밟았고,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곤두박질했다가 2007년 7월 대망의 2,000시대에 접어들었다. 이후 세계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 27일 892까지 추락했다가 2년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장밋빛 전망 일색

전문가들은 대체로 상승장이 이어지는 데 대해 낙관적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경기선행지수로 볼 때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게 이유다. 이에 따라 2007년 11월 1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였던 2,085.45를 손쉽게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상승추세를 변화시킬 만한 악재가 없다"며 "사상 최고치 돌파에 이어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의 수익성이 양호한데다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이 증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비달러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해외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랩 상품과 연기금 등의 국내 주식형 투자규모 증가 등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이익개선속도에 비해 밸류에이션의 확대가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면서 "코스피지수는 1,800~2,400선에서 점차 저점을 높여가는 계단식 상향패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나친 추격 매수는 위험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각 증권사에는 추가 상승 여부를 궁금해하는 개미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최영준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장은 "지수 상승과 주식투자 참여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특히 그동안 대형주에 비해 소외됐던 중소형주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종목 찾기에 대한 관심이 컸고 자문형 랩이나 주가연계증권(ELS) 쪽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섣부른 확신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신의 강도가 세어지고 있는데, 이는 위험 신호이며 급하게 가면 항상 피해자가 생긴다"며 "현재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른데 이럴 때 쫓아가면 개인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 증시의 악재도 여전해 조정 가능성도 있다. 우선 중국 긴축정책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크다. 유로존 국가 재정위기 및 미국 양적완화 정책 이후의 금융정책 변화 가능성 등도 악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의 상·하반기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전망하는 증권사들은 상반기 들어 가중되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선진국 경기 둔화에 따른 부진한 기업실적이 주가의 발목을 잡겠지만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깜짝 실적과 함께 증시 전망이 밝다는 주장이다. 반면,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예상하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상반기에는 몰려드는 유동성이 기업 이익 둔화를 상쇄할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의 출구전략 본격화 등으로 유동성이 약해진다는 전망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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