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눈폭탄 포항, 피해 눈덩이…교통마비 이어져

비닐하우스 2700동 파손·죽도시장 등 개점 휴업

사상 초유의 눈폭탄을 맞은 포항에서 대중교통 마비에 따른 교통난,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붕괴, 시장과 상가들의 손님 급감 등 폭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에 이어 5일 오전에도 포항은 얼어붙은 도로로 시민들은 극심한 출근전쟁을 겪었다. 주요 도로 곳곳이 15cm 안팎의 두께로 눈이 얼어붙어 그나마 도로로 나온 차량들은 '거북이 운행'을 했다. 택시는 찾아보기 힘들고 시내버스도 지연돼 출근길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버스를 기다리던 김연주(23) 씨는 "30분째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나 감감무소식"이라며 "행정당국에서 큰도로변이라도 밤새 염화칼슘이나 모래를 뿌렸으면 도로 사정은 좀 나아지지 않았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차량을 주택가에 세워둔 운전자들은 폭설로 아예 운전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않자 도보로 출근하는 광경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번 폭설로 비닐하우스 2천700동(117ha)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4일 포항시 조사에서 폭설이 집중된 동해면과 연일읍, 청림동 등에서 259농가의 시금치와 부추 비닐하우스 2천700동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금치 비닐하우스 피해면적은 59ha로 1천130여t, 3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고, 부추 피해면적도 58ha로 1천여t, 3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포항시는 밝혔다. 포항지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는 연간 2천500여t으로 경북도내 시금치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폭설로 시금치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포항지역 상가와 식당가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폭설이 내리면서 시민들 대부분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죽도시장 등에는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3, 4일 이틀 동안 매출이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죽도시장 수협 임시위판장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수산물 위판도 한 때 중단되면서 수산물 유통에 지장을 받았다.

특히 직장인들이 몰리는 포항시청사 주변 대이동과 포스코 등 철강공단 직원들이 붐비는 해도동과 청림동 일대 식당가는 개점 휴업이었다. 일부는 아예 가게 문을 열지도 않았다. 연초 시무식과 함께 신년회 모임이 한창 잇따를 시점에서 눈폭탄이 내려 대부분 직장인들이 외부 출입을 하지 않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탓에 식당마다 손님이 텅 비어 영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이맘 때면 신년회 등으로 모임이 많아 외부 식당을 주로 이용하는데 눈폭탄으로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제설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구내식당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림동 한 식당 업주는 "폭설로 인해 3, 4일 이틀 동안 손님이 거의 없어 종업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다"면서 "때아닌 눈폭탄이 식당가의 영업 손실로 이어져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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