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産) 뮤지컬 '투란도트'의 대구 출신 주역 배우들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증오와 복수로 가득 찬 얼음공주 투란도트 역에 계명대 성악과 졸업반인 이정화가, 희생과 봉사 그리고 사랑의 화신으로 목숨마저 버리는 류 역에 지역 뮤지컬계에서 주·조연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설화가 캐스팅된 것. 이들은 모두 제2 주역으로 올해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은 물론 멕시코와 중국 공연에 나선다.
'투란도트'는 지난달 시제품 선보이기 성격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완성품으로 태어나기 위한 숙성 단계에 들어갔다. 빠르면 4월쯤 무대에 올려질 것으로 보인다. 구슬땀을 흘리며 맹연습 중인 이들은 비상을 위해 단단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본명이 오서은(26)인 설화는 국악인으로 유명한 임은숙 씨의 2녀로 본명보다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져 집에서도 설화로 부른다. 어머니와 같이 국악인의 길을 걸어온 가야금 연주자다. 서울국악예고와 중앙대 국악대를 나왔다. 그러나 더 열정적인 무대에 서고 싶어 뮤지컬계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한다. 서울 상암 경기장에서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면서 '류'의 아리아에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다는 설화는 뮤지컬 투란도트 오디션에 참가해 통과하고 뮤지컬 배우로서 류 역을 맡게 된 것이 운명 같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함께 많은 무대에 섰고 '허브로드' '1224' '골목길' 등 지역 뮤지컬에 단골 출연하기도 했다. 설화는 "뮤지컬 하면 설화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하고 싶다"며 "그 이름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페라에서와는 다르게 역할의 비중이 대폭 강조된 '류' 역에 대해서 '1천%' 만족하며 항상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이정화(22)는 차세대 뮤지컬 스타 기대주다. 교육대 진학을 준비하다 고3이 되어서야 성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한다. 성악과를 선택한 이유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라고. 그래서 대학에서는 복수전공으로 연극예술을 했다. 내년 1, 2월에는 소극장용 뮤지컬 무대에 선다. 이를 위해 서울 대학로 경험도 쌓을 계획이다. 투란도트 무대 적응을 위한 훈련이기도 하다. 방학 때 학교에서 오페라 무대를 경험한 적이 여러 번 있지만 뮤지컬 새내기로서 타이틀 배역을 맡았으니 '대박'이다.
2년간 대구뮤지컬페스티벌 부대행사로 진행된 뮤지컬워크숍 멤버 출신으로는 처음 배우가 됐다. 겉으로는 강한 듯하면서도 내면에서는 한없이 여린 투란도트의 이미지가 무척 마음에 들고 자신의 성격과도 비슷한 것 같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정화는 "첫 작품으로 너무 큰 역할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뮤지컬 배우로서 뮤지컬을 통해 관객과 사회에 많은 것을 전달하고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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