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책을 좋아한다지만···"
대구 중부경찰서는 7일 대구 시내 서점가를 돌며 수년간 책을 훔친 혐의로 검거된 C(4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년간 중구 동성로 대형서점 및 대형마트의 서점을 대상으로 36차례에 걸쳐 162권(225만원 상당)의 책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6일 오전 10시 동성로 K문고에서 책을 몰래 가지고 나가다 이곳 보안요원에 발각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추가로 C씨 집을 수색해보니 훔친 책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책이 집안 가득히 쌓여 있었다고 했다. 평소 책읽기를 좋아했던 C씨는 경제적 사정으로 책 구입이 어려워지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섬유공장에서 일했던 C씨는 1993년 회사가 부도난 뒤 퇴직금으로 책을 대거 구입한 뒤 집안에 틀어박혀 책만 읽어왔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실직상태에 있던 C씨가 2, 3년부터 책 살 돈이 없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책을 훔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고 했다. C씨는 '히틀러 평전'부터 수필과 철학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을 훔쳐 읽어 왔다. 그가 마지막으로 훔친 책은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중편소설 '타라스 불바' 등 3권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책을 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책을 읽으려고 훔친 것으로 보여 상습범인데도 불구속했다"며 "옛말에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고 했지만 범죄는 범죄일뿐"이라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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