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 대중교통지구, CCTV효과 기대밑

1일부터 무인단속 실시 하루 200여대 적발…승용차 불법통행 안줄어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불법주정차와 통행 단속을 위해 CCTV가 설치됐지만 6일 오후 승용차 운전자들이 여전히 불법 통행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CCTV가 설치됐지만 불법 통행 차량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대구역네거리~반월당네거리 1.05km구간)의 불법 통행 차량 단속을 위해 진입로인 반월당과 중앙네거리 등 4곳에 CCTV를 설치,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시작했다. 시내버스나 통행증을 발급받은 차량을 제외한 일반 승용차와 통행 허용시간 이외의 택시(오후 10시~다음날 오전 9시)가 이곳을 지나면 단속된다. 당초 시는 CCTV 설치로 불법 통행 차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효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6일 낮 12시 40분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한국상업은행 건물 앞. 고성능 CCTV가 눈에 들어왔다. 단속 카메라 밑 전광판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위반 단속 중입니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이곳에서 1시간 동안 전용지구를 불법 통행하는 차량을 확인한 결과 모두 37대였다.

영업용 택시에서부터 '경북' 번호판을 단 외지 차량도 있었다. 경산에서 온 이나경(24·여) 씨는 "초행길이라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어떤 곳인지 몰랐다"며 "CCTV로 단속하는 줄 알았다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1일부터 6일까지 하루 평균 200여 대의 차량이 불법 통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하루에만 219건의 차량이 CCTV에 단속됐다. 시는 "현재 단속된 차량은 경고장을 보냈다"며 "또 다시 단속되는 차량은 해당 경찰서에 고발해 범칙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나 있는 이면도로를 이용해 CCTV 단속을 피하는 얌체 운전자도 많았다. 대구역네거리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들어선 뒤 카메라가 있는 곳에 도달하기 전 북성로로 들어가는 차량과 무궁화백화점에서 나와 중앙네거리로 들어서는 택시도 보였다. 1시간 동안 18대의 차량이 이면도로를 통해 단속을 피했다.

이처럼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불법 통행차량이 끊이지 않는 것은 현재 설치된 4대의 CCTV가 도로 내의 모든 곳을 단속하기 힘들기 때문. 상업은행 앞 CCTV는 진입로인 대구역네거리에서 150m나 떨어져 있고 중앙네거리와 반월당네거리 사이 이면도로를 오가는 차량은 CCTV로 단속할 수 없다. 또 운전자들은 CCTV가 반대 차로에서 오는 차량 뒷번호판을 인식 못 하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권창수(38) 씨는 "동아백화점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들어선 뒤 대구역네거리를 통해 빠져나가면 카메라에 찍히지 않는다"며 "1일부터 몇 번 다녔지만 괜찮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통신, 전기 설비 등의 설치 요소 때문에 대중교통전용지구 진입로에 CCTV대수를 크게 늘리기 어렵다"며 "이면도로에 일일이 단속장비를 설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장기적으로 이면도로를 차단해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차량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막을 계획이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