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양 신공항' 지역 국회의원, 정치생명 걸고 뛰어라

유치 실패땐 차기 총선·대선 곤욕 치를것…'4개 시도협의체' 구성 등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4개 시·도가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남부권 주민들의 신공항 열망이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은 정치권이 '정치생명'을 걸고 움직일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영남권 4개 지역 국회의원들은 산발적이거나 겉치레 식으로 신공항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어 정치협의체 구성 등 조직화된 유치활동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역 한 경제계 인사는 "영남권 국회의원과 정치지도자들이 지역에 내려와서만 큰소리치지 말고 신공항 조기건설을 위한 4개 시·도 국회의원 협의체 등을 통해 제대로 움직여야 한다"며 "만약 신공항이 무산될 경우 차기 대선과 총선에서 '표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비공개를 전제로 다음주 중에 일부 의원들과 함께 청와대와 정부에 밀양으로 신공항이 선정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인기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도 다음주 국회 본회의 일정이 잡히는 대로 경북의원들과 함께 신공항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신공항 유치 움직임은 산발적인데다 그 파급력이 약할 것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과 밀양신공항 추진단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은 물론 경남·울산 정치인이 함께 참여하는 정치권 결사체를 구성해 신공항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것.

영남권 4개 시·도의 모래알식 정치력은 최근 서울에서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를 기원하며 서명식을 벌인 4개 시·도민회의 행보와 대비된다.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서 살고 있는 시·도민회도 공동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누구보다 이를 대변해야 할 정치권이 낮은 수위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정치적 결사체를 구성해 4개 시·도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의 여론이다.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은 "개개인별로 신공항 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정치적 공동체를 구성해 큰 프로그램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했고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은 "대구 지역 일부 의원들과 비공개로 신공항 논의를 해왔지만 이제는 공개적으로 드러내놓고 모두가 함께 논의해야 할 때"라며 "정부가 또 책임을 회피하거나 특정 지역이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유치가 안 될 경우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개 시·도 밀양 신공항 추진단 관계자는 "절대 낙관하면 안 된다. 지역 민심은 한 마디로 '더 이상 못살겠다. 신공항을 통해 동남권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도저히 발을 못빼도록 정치권의 절대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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