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세월이 많이 좋아졌다. 옛날보다 국민들이나 대통령들 모두 현명한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옛날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지금과는 달리 멍청한 사람들이 많아 같은 국민으로서 옆에서 보기가 딱했던 적이 많았었다. 특히 이 무렵의 못난 대통령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속이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홍수가 나서 사람들의 집과 논밭이 침수되고 농작물이나 가축까지 다 떠내려갔을 때 대통령이 현장에 가는 경우이다. 민·관·군이 모두들 수재복구에 여념이 없는데 이런 때는 하나님이 찾아와도 귀찮을 판인데 대통령이 나타나 헤집고 다니니 현장 사람들이 얼마나 귀찮고 짜증이 날까? 이런 눈치도 없이 현장에서 만면에 웃음 지으며 손 흔들고 다니는 대통령은 멍청한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코미디는 계속된다. 똑똑한 대통령이라면 군수와 장관들에게 듣고 물어서 상호간에 측방 교류가 잘 될 수 있도록 윤활유 노릇만 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멍청한 대통령은 자신이 지휘봉을 들고 지시를 한다. 떠내려간 강물의 다리는 이렇게 놓고 무너진 집들은 몇 채를 이렇게 지어라, 그리고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이런저런 약품을 어떻게 얼마나 준비하라고 지시를 한다. 현명한 대통령은 교향악단의 지휘자 역할을 해야 한다. 만약에 지휘자가 직접 나팔을 불다가 현을 켜고 뛰어가 북을 친다면 이런 경우 관객들은 미친 짓이라고 할 것이다.
해방 후에서 육이오까지 대한민국 소년들의 꿈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즉 행복 추구의 목표가 대통령이었다는 말이다. 대통령은 나라를 대표해서 외국과 수교를 맺고 끊을 수도 있고 백만 대군을 지휘하여 전쟁을 할 수도 있고 나라의 방향을 좌우로 제 마음대로 주무를 수가 있다. 사형선고 받은 사람을 살려줄 수도 있고 징역살이하는 사람도 형기 전에 교도소에서 집으로 보내 줄 수도 있다. 필부필부에 지나지 않는 사람도 하루아침에 장관도 시켜줄 수가 있다. 언젠가 내가 대통령이 되려는 전직 장관을 만나 왜 그 자리에 앉고 싶냐고 물으니 대답이 막강한 권력과 힘쓰는 자리가 탐이 나서 그런다는 말을 하였다.
행복 추구는 바람직하고 권장할 일이다. 그런데 그 전에 중요한 것은 자신이 현명한 사람인가 아니면 멍청한 사람인가를 먼저 알아야 된다. 현명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그 사람과 국민들은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멍청한 자가 혹세무민하여 사기술로 대통령이 되면 그날부터 전 국민은 물론이고 자신마저도 불행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렇듯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요즘은 이런 멍청한 대통령들이 없으니 정말 살맛이 난다.
권영재 대구의료원 신경정신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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