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찾아서] 2. 행복지수 이야기 <상>

행복도 점수로 매긴다? 대한민국은 과연 몇 등

썰매 타는 아이들 함박눈이 내린 날.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 뒷동산에 모였습니다. 저마다 하나씩 들고 온 포대에 풀썩 주저앉아 미끄럼을 탑니다. 엉덩이에 불이 나듯 눈밭을 미끄러지다 곤두박질치기 일쑵니다. 손이 시려도 발가락이 얼얼해도 꼬마 녀석들은 참새처럼 재잘거리며 눈썰매 타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진=김정우(제32회 매일 전국어린이사진공모전 은상) 글=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행복은 양파다!' 껍질을 벗길 때면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다른 재료들과 어우러져 더욱 감칠맛 나게 하는 양파. 물론 혼자로도 충분한 맛을 내지만 요리 속에서 전체의 맛을 풍성하게 만드는 양파. 삶 속에서 어느 재료 하나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마는, 힘든 일과 뒤에 갖는 여유 속에 녹아있는 달콤한 행복의 부스러기. 일러스트=고민석 komindol@msnet.co.kr
썰매 타는 아이들 함박눈이 내린 날.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 뒷동산에 모였습니다. 저마다 하나씩 들고 온 포대에 풀썩 주저앉아 미끄럼을 탑니다. 엉덩이에 불이 나듯 눈밭을 미끄러지다 곤두박질치기 일쑵니다. 손이 시려도 발가락이 얼얼해도 꼬마 녀석들은 참새처럼 재잘거리며 눈썰매 타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진=김정우(제32회 매일 전국어린이사진공모전 은상) 글=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행복도 등수로 매기는 세상이다. 많은 기관과 기구들이 국가별 행복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행복이 워낙 주관적인 문제이다 보니 발표하는 곳마다 국가별 순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왜 이처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과연 수치로 행복을 나타내는 것이 가능할까? '행복지수'와 순위에 얽힌 이야기를 3차례 걸쳐 알아본다.

◆178개국중 덴마크 1위·한국은 102위

지난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디냐는 주제. A씨는 "당연히 경제수준도 높고 복지도 잘 돼 있는 북유럽 국가들"이라고 했고, B씨는 "신문에서 봤는데 의외로 못 사는 나라 사람들의 행복도가 높더라"고 반박했다. C씨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더니 "둘 다 맞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D씨는 "여기서 술 마시면서 행복을 이야기하는 우리나라가 1등"이라고 결론지었다.

영국 레스터 대학이 17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도 순위에서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02위였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들의 행복 순위를 산정해 발표했다. 스위스, 룩셈부르크, 노르웨이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30개 국가 중 25위였다. 아일랜드 생활정보잡지 '인터내셔널 리빙'의 조사 결과, 한국의 2010년 삶의 질 순위는 세계 194개국 중 42위로 나타났다. 영국 정치경제연구소인 레가툼(Legatum) 연구소가 펴낸 '2010 번영지수'(Prosperity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110개국을 상대로 한 평가에서 1위는 노르웨이였고 한국은 27위를 차지했다.

경제적 안정도, 교육, 의료, 사회안전망, 개인적 자유 등을 중심으로 조사하면 대개 GDP가 높은 유럽 선진국이 선두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행복한 조건이 구비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할까?

미국 미시건 대학 '세계가치조사'에서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2007년 8월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39개국 중 1위는 멕시코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한 멕시코는 경제대국도 아니고, 복지국가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행복지표는 대한민국(28위)에 비해 훨씬 높았다.

◆ 멕시코가 유럽선진국보다 행복?

영국의 비정부단체인 '뉴이코노믹스파운데이션'(nef)이 2009년 발표한 행복지구지수(HPI)에서는 중남미 국가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자메이카가 1~3위이고 40위까지 순위를 훑어봐도 OECD 국가나 선진국은 단 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네덜란드가 43위로 가장 높은 정도다.

올림픽 메달 순위도 아닌데 사람들은 '우리는 몇 등일까?' '일본이나 중국은 몇 등이지?'하며 궁금해한다. 한국은 68위, 일본은 75위, 중국은 20위였다. 번영지수 1위였던 노르웨이는 88위에 그쳤다. 다음 회에는 '행복지구지수'를 통해 행복과 GDP(국내총생산),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알아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