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엘비스 프레슬리' 태어나다

중학생 때 라디오에서 그의 노래를 처음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너무 느끼했다. 남자 가수가 어떻게 여자보다 더한, 섹시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개그콘서트의 섹시 가수 허안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전혀 덜하지 않다. 요즘도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정말 징그럽게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엉덩이춤까지 함께 선보였으니 10대 소녀팬들은 입에 완전히 거품을 물 수밖에 없었다.

1935년 오늘, 미국 미시시피주 투펠로의 가난한 집에서 쌍둥이 중 둘째로 태어났지만 형이 곧바로 죽어 홀로 키워졌다. 폭력적이고 무능한 아버지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노래만큼은 잘했다. 멤피스에서 트럭 운전을 하던 중 어머니 생신 선물로 자비 음반을 냈다가 음반사에 스카우트됐고 곧바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의 창법은 남부 흑인들의 블루스 음악에서 배운 것이다. 그래서 '흑인 음악을 훔친 백인'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42세 때 약물중독으로 사망했지만 '영원한 전설'로 남았다. 셀 수 없이 많은 가수들이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만큼 밝고 환하게 빛나는 별은 없었다.

박병선(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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