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마티스 관절염](중) 진단 및 치료

아침에 일어난 뒤 관절 및 주위가 뻣뻣해지는 증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손가락에 관절염 증상을 보이고, 관절염이 대칭적으로 나타나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관절염 없이 다른 증상이 더 뚜렷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확진이 쉽지 않다. 따라서 X-선 촬영과 함께 항CCP항체검사(피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워낙 진행속도가 빨라서 방치할 경우 1, 2년(심한 경우 수개월) 내에 관절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증상들이 의심되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대한류마티스학회가 환자 3천169명을 조사한 결과, 발병 후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 받기까지 평균 1.8년이 걸렸다. 1년 이내에 진단받은 환자는 56.4%, 2년 이내는 19.7%, 3년 이내는 7.2% 였다. 3년 이상 걸린 경우도 16.8%에 달했다. 문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특성상 병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 환자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통증을 줄이기 위하여, 각종 민간요법이나 물리치료 등을 전전하다가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진단 받을 당시 이미 관절파괴가 일어난 경우가 55.6%로 절반 이상이었다. 관절이나 뼈는 한 번 변형이나 파괴가 일어나면 정상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회의에서 미국류마티스학회(ACR)와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공동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국제 진단기준안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광범위한 환자의 분류에 주안점을 둔 기존 진단기준안과 달리 새롭게 제시된 국제진단기준안은 조기에 환자를 진단하는데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약물 치료법=대개 발병 후 2년 이내에 약 60~70%의 골미란(얇게 까지듯 손상을 입는 것)이 발생하므로 조기에 적극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일 치료법은 없다. 예방법이나 완치법도 현재로선 없다. 주 치료법은 약물치료이며, 이와 함께 비약물적 치료인 물리치료 및 운동요법, 식사요법이나 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법을 병행할 수 있다.

기존 약물 치료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통증 감소와 염증 억제를 위한 것으로 이미 100여 종 이상의 제품이 시판 중이다. 하지만 장기 복용시 속쓰림, 위출혈 등 위장관 질환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스테로이드 제제(부신피질호르몬)는 흔히 관절염 '뼈 주사'로 불리며,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고혈압, 백내장, 골다공증 등의 위험이 높아 저용량으로 단기간 써야 하며, 같은 관절에 일년 4회 이상 주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항류마티스 제제(DMARDs)는 진통효과가 없는 대신 면역억제나 항염작용으로 염증을 완화시킨다. 관절염 진행과정을 늦추기 위해 쓰인다. 염증을 가라앉히고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장기적인 예후를 좋게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만성적인 활막염증은 결국 관절연골과 주변 골조직의 파괴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10년 후에는 관절손상에 따른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새로운 약물 치료법-TNF억제제(생물학적 제제)=1998년 이후 각종 생물학제제(Biologic Agent)가 개발 사용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획기적인 장이 열렸다. 이들 약제는 발병에 간여하는 중요한 염증매개물질인 'TNF-α'를 표적으로 하는 제제, 면역기능 이상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제제 등이다. 대개 주사제 형태이며, 기존의 경구용 항류마티스 제제들에 비해 항염증효과가 크고 관절 손상을 막는 효과도 높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처방되고 있으며, 이런 치료제들의 등장으로 많은 환자들의 관절 파괴 및 변형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TNF 억제제는 현재까지 개발된 항류마티스 약제 중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기존의 항 류마티스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약 70%에서 증상을 호전시키며 기존의 약제에 비해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수술적 요법=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심각한 국소변형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더 이상 관절파괴를 피할 수 없는 경우 인공관절수술이나 관절고정술을 통해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진단이 늦어질수록 심각한 변형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비율 역시 높아진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발병 후 일년 이내에 조기진단이 이루어진 경우 인공관절 수술로 가는 비율이 6.4%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서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수술 비율이 1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김상현 교수대구파티마병원 류마티스내과 한승우 과장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1987년 미국류마티스학회 진단기준)

① 기상 후 관절 및 주위가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현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됨

② 세 군데 이상의 관절 영역에서 관절염 나타남

③ 손가락(수지관절)에 관절염 증상 나타남

④ 관절염이 대칭적으로 나타남

⑤ 류마티스 결절이 나타남

⑥ 혈청 검사시 류마티스 인자 양성 반응 보임

⑦ X-선 검사시 손과 손목 등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전형적인 관절변형 소견 보임

※ 7가지 증세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단, 1~4의 증세는 6주 이상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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