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와 여당은 구제역 첫 발생일이 작년 11월 29일 그대로였으면 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무래도 앞당겨지면 여러모로 힘들어지잖아요?"(농업정책 분야 전 고위 공직자)
"구제역 바이러스가 없어졌다면 음성으로 나와도 완전한 음성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국립수의과학검역원 윤순식 연구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6일 채취한 안동 서현양돈단지 집단 폐사 돼지 시료에서 구제역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발표에 대해 벌써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관계기사 3·8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10일 오전 "6일 안동 서현양돈단지 폐사 돼지에서 채취한 시료는 구제역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안동경찰서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안동경찰서는 "음성 판정이 구제역과 애초부터 관련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구제역에 감염됐다가 바이러스가 사라져 음성으로 판정이 됐는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줄 것을 검역원에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업 정책에 깊이 관여해왔던 고위 공직자 출신의 한 인사는 검역원 발표에 앞서 안동 서현양돈단지 내 폐사 돼지 구제역 감염 여부 정밀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의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했다. 이 인사는 "사실 지금까지 발표됐던 구제역 발생일보다 앞당겨질 경우 초기 검역실패와 그에 따른 방역실패, 전국적으로 확산하게 만든 주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문제"라며 "언론의 집중적이고 심층적인 취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검·방역 당국은 지난해 11월 29일 서현양돈단지 내 2곳의 농장 돼지에서 양성 판정된 구제역이 안동지역 구제역 첫 발생이라고 밝혀오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검·방역 대책을 이 날짜를 기준으로 추진하고, 감염 경로와 감염 원인 등에 대한 역학조사도 이 날짜를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서 초기 검역의 오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29일보다 6일이나 앞선 23일, 인근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있었으며 이를 검역당국이 간이키트를 통한 항체 검사만으로 '음성' 판정 내리고 시료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 보내 항원 검사 등 정밀조사를 해야하는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첫 구제역 발생 날짜가 애초보다 훨씬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당시 시료채취에 나섰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윤순식 연구관은 "이곳 돼지에서 구제역 감염균이 이미 깨져(사라져)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2개월여 전에 폐사한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죽거나 사라져 버렸다면 구제역 음성 판정을 내려도 완전한 음성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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