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접 투자 어려우면 '주식같은 펀드' 노려보세요

지난해 ETF, 펀드수익률 상위권 휩쓸어

주가지수는 내달리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기다.

업종별 차별화가 큰데다 빠르게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미들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는 '주식 같은 펀드'로 불리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지만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된다. 주가지수를 사고파는 증권 상품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ETF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올해도 주가지수가 큰 변동성 없이 상승세를 탈 전망이어서 ETF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ETF는 업종별로 수익률의 편차가 커 업종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해 ETF 수익률 단연 높아

지난해 ETF는 단기·중기·장기 등 기간 구분 없이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 중 3년 수익률(이달 4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이 가장 높은 상품은 KRX자동차지수를 추종하는 '삼성KODEX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으로 수익률이 151.94%나 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17.20%)보다 9배가량 높다.

2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도 자동차 관련 ETF인 '대신GIANT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투자신탁[주식]'으로 수익률이 309.86%에 달했다.

1년 이하 단기 성과에서도 ETF는 단연 돋보였다. '삼성KODEX조선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96.83%로 1위에 올랐고, 2~4위도 모두 ETF의 몫이었다. '삼성KODEX조선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6개월과 3개월 수익률 부문에서도 74.87%, 28.09%의 수익률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ETF가 일반 주식형펀드나 인덱스펀드보다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던 이유는 특정 업종의 상승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자동차나 반도체업종 ETF가 다른 펀드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조선업종 업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조선주 관련 ETF도 좋은 성과를 냈다.

◆유망업종 선택이 관건

ETF는 주식처럼 HTS를 통해 원할 때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 수수료가 일반 펀드보다 저렴하고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업종별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변할 수 있고 국내에 출시된 ETF 가운데 하루 거래량이 충분한 종목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주가지수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이나 IT 관련 ETF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은행주의 경우 원화 강세와 금리 상승 등 거시경제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다 경기 회복으로 대출이 늘어나면서 높은 실적이 기대된다. 올해도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동차와 에너지도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올해 신규 출시된 ETF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11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타이거 농산물선물' ETF는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과 함께 관심을 끄는 상품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 상품은 옥수수, 밀, 설탕, 대두 등 농산물선물 4종목에 투자한다. 올 상반기 중에는 원/달러 환율과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도 나와 투자 대상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초보 투자자는 'ETF 랩'도 방법

ETF는 펀드지만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펀드 투자 시기와 환매 시기가 중요하다. 투자자들의 판단이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TF 투자가 부담스러운 초보 투자자들은 ETF 랩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ETF 랩은 랩어카운트(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의 일종이다. 다만 주식이나 펀드 등 다양한 투자자산에 배분하는 랩어카운트와 달리 ETF를 주력으로 삼는다는 점이 다르다. 최저 가입금액도 자문형랩(통상 3천만원 안팎)과 달리 1천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투자 문턱이 낮고 분산투자도 가능하다.

하나대투증권 '써프라이스 ETF 주식랩'은 삼성 KODEX 섹터 ETF에 주력 투자하면서 추가로 개별 주식을 편입해 수익을 노린다. 업종별 시황에 따라 지수, 섹터, 원자재 ETF를 편입해 변동성은 줄이면서 국면별로 유망주를 발굴한다는 게 특징이다.

'써프라이스 ETF 적립식랩'은 ETF 주식랩과 비슷하지만 최저 가입금액을 10만원으로 낮춰 추가 입금이 가능하도록 꾸린 적립식 서비스다. 동양종금증권 'MY W ETF 랩'은 ETF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 ETF에 주력 투자하면서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기 위해 유망 섹터 ETF에도 추가적으로 투자한다. 랩은 아니지만 우리자산운용 'ETF 적립식 자동주문' 서비스는 매월 특정일에 'KOSEF 블루칩 ETF'를 분할 매수할 수 있도록 해 적립식 펀드의 효과를 낸다. 또 삼성자산운용 ETF 홈페이지(www.kodex.com)에서는 본인 투자 성향에 따라 어느 ETF에 얼마큼 투자해야 할지 조언해준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