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생산 기업 SL은 고유가 시대인 데도 비교적 느긋하다.
몇 해 전부터 사업장 전체에 에너지 절감 장치를 설치한 데다 직원 모두가 '웜 비즈'(Warm Biz)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실내 난방은 19℃로 유지하고 형광등을 절전형 LED등으로 바꾸는 등 3년 전 불어 닥친 고유가 파고를 넘은 경험이 이제는 일상의 지혜가 돼 버렸다.
이 회사 김희진 상무는 "고유가 문제는 3년 전 이미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직원들 모두가 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고공행진을 하는 살인적인 기름 값에 지역 기업들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유가에 한숨만 쉬고 있기보다는 다양한 지원 제도를 통해 고유가 한파를 견디려는 기업들이 있다.
벽돌제조 전문업체인 (㈜선일로에스는 버리는 에너지를 활용해 벽돌 건조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만나 1억원의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절전장치를 공장 전체에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선일로에스 최병환 대표는 "'절전 장치를 설치하면 1년에 2천만원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5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하는 만큼 설치를 적극 검토 중"이라며 "에너지 절약은 경비 절감 등 기업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각종 화학소재를 만드는 '도레이 첨단소재'(옛 도레이 새한)도 '에너지 절약'에 관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부터 5년씩 중장기 에너지절약 목표를 수립하고 매년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4% 정도를 절감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절약 아이디어를 공모해 참신한 것은 바로 실천으로 옮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곳 관계자는 "모터 공회전 방지 작업이나 대기열을 회수할 수 있도록 열교환기 교체 등 직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해 겨울에 실내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추위를 타지 않도록 두꺼운 옷이나 조끼, 내복 등을 입는 패션의 '웜 비즈'제도도 확산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여름 쿨 비즈에 이어 지난달 1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복이나 조끼 등을 겹쳐 입는 웜 비즈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준혁 대구백화점 홍보팀 계장은 "내복이나 조끼 등을 겹쳐 입는 것만으로도 2~3℃ 정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며 "고유가 시대를 맞아 웜 비즈 외에도 직원들의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를 매달 공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한국전력의 '고효율기기 장려금 지원제도' 역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에너지절약형 고효율기기 보급을 늘리기 위해 고효율 인버터와 변압 및 조명 설비 등을 설치할 때 일정 부분의 설치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김상진 한국전력 영업총괄팀 대리는 "각종 에너지 비용 상승이 업체들을 위협하면서 에너지 절약이 업체들에게 큰 화두가 되고 있다"며 "고효율기기로 교체할 경우 설치비의 10%에서 최대 60%까지 지원을 하고 있어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