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한파에…' 태어나자 버려지는 아기들…

구미지역서 잇단 발생

양육 능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갓 태어난 영아를 버리는 일이 구미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일부 영아는 탯줄도 제대로 잘리지 않은 채 버려지는 참담한 경우마저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8일 오후 6시쯤 구미 구평동 D교회 주차장에 생후 1일 된 여자 아기가 버려졌다. 이 교회 관계자는 "소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교회로 '아기를 버렸다'는 전화가 와서 주차장에 가보니 탯줄이 제대로 잘리지 않은 갓 태어난 아기가 보자기에 싸인 채 울고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은 구미경찰서는 이 아기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로 A(41·칠곡 약목면) 씨를 붙잡아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미 자녀가 4명이나 있는 상태에서 가정 형편상 더 이상 아기를 양육할 수 없어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B(30·구미시 구평동) 씨는 생후 56일 된 딸을 키우기 어렵다며 김천 대항면 S사회복지시설 앞에 버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B씨는 남편과 헤어지고 아기를 키울 수 없어 몰래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한 20대 주부는 남편 몰래 내연의 남자와 관계를 가져오다 뜻하지 않게 아이를 출산하게 되자 생후 3일 된 남자 아이를 한 교회 앞에 버린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버려진 영아는 아동보호시설에 입소시킨 뒤 연고자를 수소문해 돌려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입양기관을 통해 국내·외에 입양되거나 위탁가정에서 자라게 된다.

구미경찰서 김판태 형사과장은 "원치않은 임신이거나 10대 미혼모 경우 주위의 시선 때문에 아이를 낳은 뒤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아이를 버리거나 대책 없는 임신으로 갓 태어난 생명을 유기하는 무책임한 세태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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