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2대1 승, 첫 단추 잘 끼웠지만…

이정수 경고·곽태휘 퇴장 14일 호주전 수비 비상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태극전사에게 바레인은 적수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전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바레인을 2대1로 제치고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인도를 4대0으로 완파한 호주와 14일 오후 10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힘겨웠던 첫 관문 잘 통과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바레인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국은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의 연이은 차두리와 구자철의 프리킥, 박지성의 슈팅, 코너킥 등으로 경기 시작 5, 6분 사이 쉴 새 없이 바레인 문전을 두드렸다. 득점 기회를 노리던 한국은 전반 40분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기성용이 강하게 찬 공을 페널티 에어리어 내 중앙에 있던 구자철이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발을 떠난 공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골 망을 갈랐다. 구자철은 후반 7분에도 행운의 추가골을 터뜨렸다. 차두리의 오른발 중거리 강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앞에 있던 구자철이 뛰어들면서 가볍게 차 넣었다.

◆희망을 쏘다

구자철은 연속골뿐 아니라 후반 33분 염기훈과 교체될 때까지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으로 바레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 날카로운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 경기 조율 능력을 선보여 향후 한국 축구의 중원을 책임질 공격형 미드필더로 합격점을 받았다. 스코틀랜드 무대의 '기차 듀오' 기성용과 차두리의 활약도 빛났다. 첫 골을 어시스트한 기성용은 박지성-구자철-이청용의 후방에 포진, 볼 배급 등 경기 조율을 맡아 빛을 냈다. 오른쪽 수비수 차두리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위협적인 돌파와 크로스, 슈팅 등을 과시했다.

◆반칙과의 싸움

바레인은 경기 내내 반칙으로 한국을 괴롭혔고, 중동 지역 출신인 주심(오만) 또한 바레인에 여러 차례 기회를 주는 애매한 판정으로 경기 수준을 떨어뜨렸다. 한국은 역습 때 번번이 바레인의 의도적인 반칙에 흐름이 끊기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바레인은 한국 진영에 발만 들여놓으면 할리우드 식 시뮬레이션으로 파울을 유도했고 주심 역시 이를 반칙으로 인정하며 프리킥을 줬다. 또 심판은 전반 25분쯤 박지성이 상대편 선수에게 발로 차여 넘어지는 등 명백한 상대의 반칙 상황에선 '모르쇠'로 일관하며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급기야 후반 39분 애매한 상황에서 곽태휘에게 레드카드를 내밀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비상 걸린 중앙 수비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잃은 것도 적잖다. 후반 막판 중앙 수비수 이정수가 경고를 받고, 곽태휘가 퇴장을 당해 남은 경기에서 수비 전력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곽태휘는 당장 호주와의 경기에 나갈 수 없다.

한편 호주는 10일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와의 C조 1차전에서 팀 케이힐(2골), 해리 큐얼, 브렛 홀먼의 연속골로 4대0 대승을 거뒀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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