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3월 26일. 5명의 대구 아이들이 인근 와룡산으로 개구리를 잡으러 나간 뒤 실종되었다. 그 후 11년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이들은 끝내 뼈만 앙상한 유골로 발견됐다. 2006년 3월 25일자로 공소시효가 끝남에 따라 이 사건은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전국을 뒤흔든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다. 올해 3월이면 벌써 20년이 된다. 사건 당시 경찰은 연인원 50만 명을 동원하는 등 11년 동안 국내 단일 실종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인력을 동원했으며,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우편배달부까지 전 국민이 아이들 찾기에 나섰지만, 아이들은 주검으로 발견됐고, 범인도 잡지 못한 채 국민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국민적 관심에 맞춰 1992년에 영화 '돌아오라 개구리 소년'이 제작됐다. 조금환 감독의 이 영화는 당시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유도하며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다. 20년이 되는 올해 또 한편의 영화가 개봉된다. 이규만 감독의 '아이들'이 다음 달 10일 개봉한다.
박용우가 사건을 파헤치려는 다큐멘터리 PD 강지승 역을 맡았고 류승룡은 개구리 소년의 범인을 지목하는 교수 황우혁으로, 성동일은 형사 박경식으로 출연했다. 또 성지루와 김여진은 실종된 아이의 부모로 나온다.
2007년 '리턴'으로 데뷔한 이규만 감독은 두 번째 영화인 '아이들'의 시나리오 작업에만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지난 11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그는 "워낙 예민한 사건이고 실종된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가슴으로 영화를 찍으려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사라진 사건 당일부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했던 인물들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를 실화와 픽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야기를 펼친다.
이규만 감독은 20살이었을 당시에 매스컴을 통해 이 사건을 접했다. 그는 1999년 단편영화 '절망'으로 제1회 영상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에 입성했다. 세련되고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여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무수히 많은 소문만 남긴 채 미제 사건으로 종결되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실화이면서 강한 비극성을 가지고 있다. 사건이 미제로 남으면서 그 비극성은 더욱 가슴을 저민다. 20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는 사건을 영화로 다시 만날 수 있다니 기대가 된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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