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수메르

윤정모 지음/ 다산책방 펴냄

수메르는 인류 최고(最古)의 문명을 이룩한 민족이지만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최초의 법전인 수메르법전과 독특한 설형문자를 만드는 등 찬란한 고도 문명을 자랑했지만 기원 전 2천 년 경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현재까지 뚜렷한 자료가 없다.

1980년대의 베스트셀러 '고삐'의 작가 윤정모는 대담하게도 수메르인들과 한민족을 연결시켰다. 수메르 문명을 한민족이 건설했다는 고대사의 학설을 토대로 3부작의 소설을 완성한 것이다.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수없이 답사하러 다니면서 10년 만에 결실을 봤다. 소설은 중국 산동성 소호국을 시작으로 이라크의 딜문과 에리두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장대한 원정길을 따라간다.

1권은 수메르의 태조 '엔릴'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바빌로니아에 세워진 수메르국의 생성 과정을 추적한다. 2권은 수메르의 도시국가 우루크를 통치한 '길가메시'의 삶을 다룬다. 3권은 혁명가 '우루카기나'를 통해 한민족 영웅들의 위대한 혁명을 그린다. 우루카기나는 왕의 폭정에 맞서 정의와 자유를 시민에게 되돌려주며 새 도시 법령을 선포한다. '수메르가 한민족이었으면…'하는 바람을 가지게끔 하는 호소력을 지녔다. 320~368쪽, 각 권 1만2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