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될까 해서 소외계층에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대구지역 주민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수성구 '중동 희망나눔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조병우(73) 회장.
그는 우리 이웃에서 아이 우는 소리를 많이 듣고 싶다며 인구 늘리기 정책에 밀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수성구 중동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 가구와 차상위 계층의 가정에서 아이를 낳으면 보건소가 구민을 대상으로 주는 둘째아 이상 양육지원금과는 별도로 출산장려금을 주기로 했다는 것.
현재 수급 대상은 700여 가구로 둘째아에는 10만원, 셋째아 이상은 20만원을 지원해 준다. 또 양육에 필요한 기저귀도 6개월분을 대주기로 했다.
"저소득층 가구가 출생신고를 하면 곧바로 출산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장려금 지원 액수가 적지만 주민들의 힘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출산에 도움을 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수성구 중동지역이 생활수준이 낮은 저소득층이 많아 항상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래서 희망나눔위원 25명과 함께 기금을 모아 출산 장려금을 주기로 했고 시일이 지나면 출산 장려금 지원액도 높일 계획이다.
그는 2008년에 결성한 '중동 희망나눔위원회'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에게 소소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부했다. 2009년에 배고픈 주민을 돕기 위해 수성구 23개 동사무소에 '희망 쌀독'을 설치했고, 5말 정도 들어가는 쌀독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쌀이 떨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희망나눔위원들이 쌀을 팔아 독에 채워놓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주변 사람들의 동참이 이어졌어요.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사랑의 쌀이 넘쳐나 지금은 30포 이상 쌀이 쌓여 있어요."
그는 또 교복 나누기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했다. 희망나눔위원회는 고등학교 입학생 30명에게 동복을 3년째 지원하고 있다. 교복 구입 비용 500만~600만원이 들지만 회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선뜻 내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우리가 지원한 새 교복을 입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찡하더군요. 아이들이 기 죽지 않고 꿈을 키워가며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또 위원회는 2008년부터 영양이 부족한 초등학생 20여 명에게 영양제를 구입해 매달 동사무소에 기탁하고 있고, 매년 여름방학 때면 전세버스 한 대로 저소득가정 초·중학생 30여 명을 태워 영천 별빛축제나 영주 선비촌 등 다양한 체험활동 기회도 주고 있다.
"내 이웃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는 각박한 사회에서 서로 보듬고 살아야죠. 비록 작은 도움의 손길이지만 우리가 내미는 손이 힘겨운 이웃의 삶에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수성구 희망나눔위원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조 회장은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수성구 희망나눔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4천만원을 들여 육상선수권대회 입장권 2천11장을 구입해 23개 동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경산 와촌이 고향으로 중학교 3학년부터 줄곧 수성구에서 살아왔다. 그는 침산동에서 작은 섬유공장을 시작한 후 35년간 사업을 넓혀 구미, 영천에 천막이나 배낭 등 산업용 섬유를 생산하는 2개 공장을 두고 있고 현재는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현명하고 진실하고 어질게 살자'가 생활신조인 그는 여생 동안 복지 사각지대의 이웃들을 보듬는 희망 돌보미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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