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사태'로 인한 당청 간 갈등이 정 후보자의 자신사퇴로 한고비를 넘겼다. 청와대는 '레임덕은 없다'며 곧바로 감사원장 후임인선에 나섰고 한나라당도 "당청 간에 특별한 갈등이라도 있었느냐"며 수습쪽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집권 4년차 초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여권내 권력구도는 미묘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운영 최대 목표가 권력누수 방지라면 한나라당은 눈앞에 다가온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한 '정권재창출' 외에는 다른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지향점이 약간 다르다는 것이다.
당장은 당청 간에 확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힘을 얻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서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레임덕 방지를 위해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 사정(司正) 드라이브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 당청 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실세들 간 파워게임 실상도 주목거리다. 이번 인사를 진두지휘한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이재오 특임장관 간의 2인자 다툼이 '정동기 파동'의 속사정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주도한 10일 오전의 '정동기 후보자의 자진사퇴요구' 이면에 이 장관이 개입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소문이다. 이에 당주변에서는 임 실장이 이번 인사를 총괄하면서 청와대 2인자로서 국정장악력을 높이고 있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장관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12일 열린 한나라당 중앙위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께 하나 묻자"고 말을 먼저 꺼낸 뒤 "제가 왕의 남자, 정권의 2인자라면서요. 왕의 남자가 누구와 파워게임을 하겠습니까. 이명박 정부에는 파워게임도 2인자도 없습니다.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남았는데 어설프게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정신없는 짓"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후임 감사원장 인선과 문화부와 지경부 장관 청문회,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4월 재보선 등의 향후 정치 일정은 당청 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과 청와대와의 거리는 가까워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선지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총선 공천과정에서 당청 간 알력이 최고조에 달할 경우 '대통령의 탈당'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도 나올 수 있다는 '소설'같은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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