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42)에이팜 영업기획팀 '오션샤브'

거대한 함정서 즐기는 해산물'쇠고기 '무한리필'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잔칫집 나들이가 많아진다. 잔칫집을 다녀 온 하객들은 신랑신부에 대한 이야기에 곁들여 잔칫집 음식 평가도 빠뜨리지 않는다.

하객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뷔페음식은 화려하기는 해도 막상 먹으려면 대표적인 먹을거리가 없다"는 푸념이다. "차라리 갈비탕 한 그릇이 훨씬 더 낫다"는 말에 동의한다. 물론 값비싼 호텔 뷔페는 평가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크게 각광받지 못하고 있는 뷔페 음식의 틀을 깨는 음식점이 있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대구지방경찰청 맞은편에 위치한 '오션샤브'. 해물 샤브샤브 뷔페 전문 음식점이다.

병'의원 납품 전문업체인 수성구 범어동 '에이팜'(대표 허경) 직원들은 회식 때 늘 이곳을 찾는다. 영업기획팀원들은 "일단 한번 와서 먹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경 대표도 직원들이 오션샤브에서 회식할 때는 꼭 동석한다. 전국이 무대인 영업기획팀원들. 지역의 맛있는 집이라면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음식 마니아들이다. 그들은 왜 이곳을 추천할까? 그 분위기와 맛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오션샤브'는 거대한 한 척의 크루즈 함정에서의 식사다. 겉모습부터 눈요깃감이다. 하지만 최고급 음식점 같은 느낌이 들어 음식가격도 비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식당을 나설 때는 가격에 놀라게 된다.

식당은 2층과 3층이다. 마치 세계일주를 떠나는 타이타닉호에 승선하는 기분이다. 에이팜의 차유미(27) 주임은 "우리 팀원들은 일단 이 같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즐긴다"며 "게다가 미용에 좋은 해산물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오션샤브에서 회식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식당안으로 들어서면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10여 가지의 다양한 해산물과 각종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낙지, 주꾸미, 새우 등 해산물과 각종 조개, 채소류들과 쇠고기까지 푸짐하게 진열돼 있다.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점심 때는 오전 11시30분부터 손님들이 서서히 입장하기 시작한다. 낮 12시가 되면 2층은 언제나 만원이다.

뒤에 오는 손님들은 3층으로 안내한다. 3층은 100여 명의 단체 손님이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규모다. 해물뷔페의 맛을 즐기려면 일단 해물의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첫 순서다. 모두들 큰 접시에 먹고 싶은 음식들을 푸짐하게 담는다. 곧이어 샤브샤브용 육수가 불에 올려진다.

에이팜의 허용(30) 영업기획팀장은 "평소 먹고 싶었던 해물들을 주인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유형우(29) 주임은 "해산물을 먹기 전에 늘 쇠고기가 먼저 입맛을 당긴다"며 "무엇보다도 야채와 해물 등 웰빙푸드가 무한 리필된다는 것이 최고야!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육수가 끓으면 각종 야채와 버섯으로 맛을 본다. 적절하게 익은 야채는 싱그러운 향과 함께 입안을 깔끔하게 해준다. 커다란 접시에 산더미처럼 담아 온 해물에다 느타리버섯, 팽이버섯을 한꺼번에 다 쏟아 넣는다.

허경 대표는 "자신의 입맛에 맞춰 야채부터 해산물, 쇠고기까지 코스로 음식 맛을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해산물을 먹다 보면 쇠고기가 유혹한다. 얇게 썬 쇠고기를 육수에 살랑살랑 흔들자 붉은색이 금방 사라진다.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쇠고기 특유의 쫄깃함과 감칠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번진다.

"아! 먹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뷔페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한꺼번에 확 달아나는 순간이다.

'오션샤브' 맛의 비결은 '육수'에 있다. 전성욱(52) 대표는 "육수는 가창약수에다 헛개나무, 3가지의 한방약재까지 첨가해서 숙취해소와 피로회복에 특효"라고 소개한다. 전 대표는 미대 출신으로 그래픽 디자인 전문가다.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컨설팅을 전공한 후 음식업으로 전환했다. 서울 명동 밀리오레에서 7층 전관 씨푸드아일랜드를 경영한 해물뷔페 전문가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오션샤브에서는 야채와 해산물을 기본으로 한 자연주의 웰빙푸드에다 쇠고기까지 곁들인 최고의 음식을 최저가로 모신다"고 밝혔다.

해물샤브샤브를 맛있게 먹는 비결에 대해 쉐프 김시진(39) 부장은 "야채나 고기를 한꺼번에 넣으면 탕이나 전골처럼 걸쭉하게 변해 샤브샤브 고유의 풍미를 즐길 수 없다"며 "먹고 싶은 야채나 고기를 조금씩 육수에 담그고 흔들어서 살짝 익힌 뒤 바로 건져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이라고 소개했다. 조리 중 거품을 수시로 떠 내 육수를 맑게 유지 해야 한다.

과식이다 싶은데 또 다른 음식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진한 육수에 어묵과 만두, 국수를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또 젓가락을 들게 된다.

영업기획팀 강미진(26)'배정선(25) 씨는 "주변 환경이 너무 아름다운데 음식을 즐기다 보면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며 "저녁에는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야경이 정말 매력있다"고 권한다.

오션샤브 옆 건물은 별관 '리더스파크'다. 다음주쯤 정식으로 오픈할 이곳은 오션샤브의 기본 음식에다 스테이크와 바닷가재 등 고급 메뉴를 추가하는 등 품격을 올려 단체 예약손님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오션샤브에 오면 여러 번 놀란다.

들어올 때는 이색적인 풍광에 놀라고, 나갈 때는 저렴한 가격에 놀란다. 해산물과 쇠고기의 무한리필에 점심은 9천800원, 저녁은 1만1천800원이다. 그리고 도심 속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깔끔한 맛, 부담없는 가격, 넓은 주차장은 덤이다.

전성욱 대표는 요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넓은 잔디정원 한쪽에 '발효식품 사업국'을 발족시켰다. 이곳에서 직접 된장과 고추장, 간장, 장아찌 등을 생산해 음식에 사용할 계획이다.

건강식품 동충하초를 음식에 접목시키기 위해 동충하초 연구실도 만들고 있다. 여름이 되면 4층 갑판에서 생맥주와 바비큐 파티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 분위기가 벌써 기다려진다. 예약은 053)763-6556.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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