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돌리틀 선생' 창조한 휴 로프팅

"인간보다 동물을 더 사랑한 수의사의 얘기다. 서커스단의 학대에 못 이겨 도망쳐 나온 악어 엘리게이터, 원숭이 치이치이, 앵무새 폴리네시아, 집오리 대브대브, 말썽쟁이 새끼돼지 거브거브와 개, 쥐, 소, 말, 당나귀 등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함께 유쾌한 모험을 떠난다." 동화 돌리틀(Dolittle) 선생 시리즈는 1920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왔고, 아이들은 돌리틀을 실존인물로 믿었다.

작가 휴 로프팅(1886~1947)은 1886년 오늘, 영국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 거주했다. 그가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작품을 구상한 것은 아이러니하게 전쟁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중 다친 말들을 죽이는 참혹한 장면을 보고, 돌리틀 선생을 구상했고 참호 안에서 스토리를 다듬었다. 매년 1편씩 내놓다가 싫증을 느껴 1927년 '달에 간 돌리틀 선생'으로 돌리틀을 달에 보내 사라지게 했다. 그러나 독자들의 요청에 못 이겨 1933년 '돌리틀 선생의 귀환'으로 복귀했지만 재미가 예전만 못했다. '동화작가'라는 타이틀을 그렇게 싫어해 다른 작품을 여럿 남겼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돌리틀' 하나만으로도 그의 삶은 충분히 행복했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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