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희망이 사라지면 사회는 불안하다

우리 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서민들은 자고 나면 터지는 사건에 불안해하고 나날이 오르는 물가에 시달린다. 수치상 경제성장률은 호전되고 있지만 가계 살림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실업과 취업난은 몇 년째 이어지고 중소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국가 안보에 대한 불안 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구제역의 확산은 축산 농가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막막하게 만든다.

희망보다는 절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대형 사건의 피해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시민들도 심리적 피로감을 호소한다. 집단 우울증이 도를 넘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많고 자살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민들은 사회와 가정 어디에서도 나아질 기미를 찾지 못한 채 희망의 웃음을 잊고 산다.

그러나 폭등하는 물가와 구제역 확산, 각종 사건사고, 남북 문제에 있어 정부와 정치권의 진단과 대응은 속수무책에 가깝다. 북한의 도발을 놓고 전직 국정원장은 우리 정부가 유도했다는 식의 글을 내놓는가 하면 여야와 보수 진보 진영의 대립도 여전하다. 근거 없이 상대를 흠집 내는 의혹은 사회적 불신 풍조를 확산시키고 대화와 조정을 외면한 여야 정치권은 사사건건 반대와 대립을 반복한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면 사회는 불안하다. 서민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신 정쟁과 대립에만 몰두하는 정치권과 지도층의 행태는 국민들을 절망에 빠뜨린다. 문제가 생기면 늘 남을 탓하고 상대에게 책임을 미루는 잘못된 풍조를 바꾸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웃음을 돌려줄 사회적 고민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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