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든 맛을 배달해 드립니다."
택배 산업의 발달로 맛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집 근처 음식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음식 배달이 지역을 넘어 전국구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로 음식을 보내는 일은 소문난 맛집들을 중심으로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보냉기술이 발달하고 당일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택배와 맛의 만남은 새로운 음식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로움이 사라지고 있으며 음식점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배달의 민족답게 배달 음식도 다양하다. 치킨·빵·만두·찌개·순대 등을 막론한다. 손맛 하나로 전국의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택배 가능한 유명 맛집을 소개한다.
◆윤옥연 할매떡볶이
1976년 문을 연 곳으로 매운 떡볶이의 원조격이다. 윤옥연 할매떡볶이가 인기를 끌자 매운맛을 앞세운 후발 주자들이 줄줄이 생겨났을 정도다. 처음 먹을 때는 자극적인 매운맛에 놀라지만 세 번만 먹으면 중독이 된다고 해서 '마약 떡볶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2가지 재료가 들어간 양념과 멸치 등으로 우려낸 진한 국물로 떡볶이를 만든다. 떡볶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튀긴 어묵과 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데 마약 떡볶이라는 말이 처음 유래되었을 정도로 중독적인 매운맛을 낸다. 처음에는 독특한 씁쓸한 맛이 나다가 먹을수록 쓴맛이 사라지고 매운맛이 느껴진다.
윤옥연 할매떡볶이에 대한 인기는 대단하다. 배달 주문이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미국·일본 등 외국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현재 대구에 15곳, 서울에 2곳의 체인점을 두고 있다. 택배를 통해 음식을 배달한 지도 15년 정도 됐다. 배달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택배 주문이 많다. 떡볶이 1인분 1천원, 튀긴 어묵 1인분 1천원, 튀긴 만두 1인분 1천원을 합친 3천원이 최소 주문단위다. 대구시내는 퀵서비스, 경북지역은 고속버스, 서울 등 타지역에는 택배로 배달한다. 택배비는 주문자가 부담해야 한다. 퀵서비스의 경우 5천원이다. 053)756-7579.
◆미성당 납작만두
녹록지 않은 역사를 간직한 대구의 대표 맛집이다. 50여 년 가까이 한 곳(남산초등학교 맞은편)에서 장사를 한 까닭에 단골이 유난히 많다. 납작만두는 만두소가 거의 안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로 빚은 아주 얇은 만두피 속에 적은 양의 부추와 당면이 들어 있는데 만두피가 고소하고 맛이 있다.
택배로 주문하면 굽지 않은 납작만두만 배달되기 때문에 양념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속이 비치는 투명한 납작만두를 노릇하게 구운 뒤 송송 썬 파와 간장, 고춧가루를 뿌려 먹으면 별미다. 대구시내는 퀵서비스, 그외 지역에는 택배로 보낸다. 1인분 2천800원. 2만원 이상 주문 시 택배 가능. 퀵서비스 5천원, 택배비 4천원은 주문자 부담. 5만원 이상 구매시 택배비 없음. 053)255-0742.
◆황남빵
천년고도 경주의 명물이다. 경상북도 명품 제2호로 지정받아 특산물로 철판산업훈장을 받을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황남빵은 빵을 사먹던 사람들이 황남동에서 만드는 빵이라 하여 붙여준 이름이다. 경주에 가면 으레 하나쯤 사가지고 올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1939년부터 3대에 걸쳐 내려오는 맛의 비결에 있다. 속에 단팥 앙금이 꽉 차있지만 너무 달지 않아 자꾸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1만4천원(20개), 2만1천원(30개) 두 종류가 있다. 택배비 2천500원. 4만8천원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054)749-7000.
◆보영식당 부대찌개
의정부는 부대찌개의 고향이다. 이곳에서 부대찌개가 탄생했다고 전해지지 때문이다. 보영식당은 부대찌개의 본고장 의정부에서도 소문난 곳이다. 부대찌개 하면 텁텁한 국물을 떠올리기 쉽지만 보영식당 부대찌개는 국물이 맑다. 느끼하지도 않고 칼칼하면서 맛도 깔끔하다. 비밀은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보리고추장에 있다. 보리쌀을 발효시켜 만든 엿기름과 태양초로 만든 보리고추장은 그냥 먹기에는 짭조름하지만 부대찌개 속에서는 감칠맛을 낸다. 육수와 채소·햄 등은 따로 담아 배송한다. 재료들을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보영식당 부대찌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택배 주문 최소 단위는 4인분(2만8천500원)이다. 4인분을 주문하면 2인분씩 나눠서 포장해 보내준다. 라면 사리는 서비스로 딸려 온다. 햄과 소시지 사리를 추가할 경우 각각 3천원. 택배비 2천500원 주문자 부담. 4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 031)845-0579.
◆인천 신포순대
먹을거리 많은 인천 신포시장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30년 이상 순대 하나로 승부를 건 전문음식점으로 일찌감치 인천지역에서는 소문이 났다. 몇 년 전 방송에 소개되면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매콤한 고추순대를 비롯해 카레순대, 야채순대 등 다양한 순대를 맛볼 수 있다. 쫄깃한 질감에 돼지 특유의 냄새도 느껴지지 않아 사랑받고 있다. 밀가루와 소금을 이용해 순대 재료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냄새 잡는 비법이란다. 진공포장 기계로 포장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배달한다. 살짝 데쳐서 먹으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신포순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인분 6천원. 3만원 이상 주문시 택배 배달. 택배비 5천원 주문자 부담(6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 032)773-5735.
◆춘천 우성닭갈비
30년 넘은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닭갈비의 고장 춘천에서도 이름이 높다. 1인분 1만원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맛이 좋아 한 번 먹으면 또다시 찾게 될 정도로 입소문이 나 있다. 10여 가지가 들어간 독특한 양념이 맛의 비결로 꼽힌다. 고기·채소·양념을 아이스박스에 따로 담아 배송한다. 스티커 형태로 제작된 설명서가 동봉된다. 설명서대로 재료를 넣고 볶으면 된다. 양이 많아 2인분을 주문하면 3명이 먹기에도 충분하다. 2인분 이상 구매 시 택배 가능. 택배비 4천원 주문자 부담. 033)262-0233.
◆속초 만석 닭강정
속초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맛집 중 하나로 소문이 나 있다. 속초 중앙시장 닭골목에는 10여 곳이 넘는 닭강정집들이 있지만 유독 만석 닭강정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만석 닭강정을 주문한 사람은 세 번 놀란다. 미각을 사로잡는 매콤달콤한 맛에 한 번 놀라고 하루가 지났는데도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게 살아 있는 식감에 감탄한다. 또 큰 박스에 수북이 담긴 닭강정에 또 한 번 놀란다. 눅눅해지면 맛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선도를 유지시켜주는 특별 박스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배달 주문전화가 많이 오기 때문에 당일 주문이 빨리 끝날 수 있다. 1마리 1만5천원. 택배비 4천원 주문자 부담. 033)632-4084.
◆논산 대영떡집
25년 동안 찹쌀떡과 꽈배기만을 판매해 오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찹쌀떡,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꽈배기만 팔기 때문에 시간을 못 맞추면 먹고 싶어도 구입이 안 된다. 하지만 택배로 주문하면 시간 제약이 없어 둘 다 맛볼 수 있다. 꽈배기는 어른 손바닥 2배 정도 되는 크기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찹쌀떡 역시 보통 보던 것보다 1.5배가량 크다. 안에 들어간 팥고물이 달지 않고 떡의 쫄깃한 맛이 살아 있다. 주문이 많이 들어와 기자가 11일 전화를 했는데 벌써 한 주 주문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꽈배기 2개 1천원, 찹쌀떡 6개 3천원. 택배비 4천원 주문자 부담. 5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 010-9797-2878.
◆하동 동흥식당 재첩국
하동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재첩국이다. 동흥식당은 3대째 이어오는 재첩국 전문점이다. 섬진강 맑은 물에서 잡아 올린 재첩을 솥에 넣고 물을 적게 부어 진하게 끓인 뒤 직접 농사 지은 부추를 넣어주면 시원한 동흥식당표 재첩국이 탄생한다. 식당에서 먹는 재첩국 한 그릇 가격은 7천원. 택배로 주문하면 500g 또는 2ℓ 단위로 포장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내준다. 개당 가격이 4천원인 500g 짜리는 10개 이상, 1만5천원인 2ℓ짜리는 2개 이상 주문해야 택배로 보내준다. 택배비 4천원 주문자 부담. 055)883-8333.
◆통영 오미사 꿀빵
통영에는 충무김밥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통영을 다녀온 사람들이 기념품으로 하나씩 사오는 것이 오미사 꿀빵이다. 47년 전통을 가진 역사 깊은 간식으로 팥앙금을 넣어 만든 빵을 기름에 튀긴 뒤 시럽을 묻히고 통깨를 뿌려 만든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오미사도 경주 황남빵처럼 손님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1960년대 초 상호도 없이 집 앞 가판에서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마땅히 부를 호칭이 없어 손님들은 꿀빵집 옆 세탁소 이름인 오미사를 자주 언급하게 됐고 세탁소가 없어지면서 꿀빵집에서 오미사라는 간판을 걸게 되었다고 한다. 냉장보관하면 엿이 녹지 않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래 두고 먹을 경우에는 냉동보관한 뒤 먹기 전에 해동하면 맛의 손실 없이 즐길 수 있다. 통영에 본점과 도남점이 있다. 택배 주문은 도남점에서만 받는다. 도남점은 매주 수요일 휴무. 1팩(10개) 7천원. 택배비 3천500원 주문자 부담. 055)646-3230.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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